루이스 세풀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피상적일 때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소년과 죄수의 관계도 그렇다. 죄수는 분명 세상의 눈으로 보자면 어떤 잘못을 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순수한 소년의 생각으로 죄수는 억울하게 붙잡혀 온 사람에게 불과하다. 그런 인식의 근저에는 죄수와 나눈 따뜻한 교감이 있다. 그래서 소년은 죄수의 탈출을 꿈꾸지만 정작 현실은 그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다. 비록 소년의 판단이 단편적이고 세상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어쩌면 세상에 물든 잣대보다는 더 적확한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상상 속에서나마 죄수를 탈출시키고, 그가 속해있는 집단으로 합류시키려는 꿈이, 산산조각 나긴 했다. 하지만 그건 소년의 입장에서는 죄수의 가치를 모르는 세상의 아둔함일 수밖에 없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이면의 가치를 바라볼 줄 아는 것은 경험이 많은 현자만의 몫은 아니다. 비록 소년의 상상대로 죄수는 정의의 사도가 아닌 좀도둑일 수도 있겠지만 순수한 눈으로 바라본 죄수의 모습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가치를 전복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차에서 잃어버린 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은, 바로 작가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