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좋은 세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by 정작가

비록 첨단 기술에 힘입은 것이지만 주변 물건들이 말을 한다는 상상은 유쾌한 일이다. 하지만 주인공 뤽처럼 그런 일들이 그리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조잘 되는 물건들의 수다를 듣는 일 또한 고역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명은 우리를 분명 편하게 이끌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창조적 산물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또한 이젠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 되었지만 그로 인해 인간관계가 소원해진다든지 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문명의 이기를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이 소설 또한 그런 우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첨단기기에 의존해 인간의 의지에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물건들을 보면 인공지능로봇에 대한 우려처럼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맞이한다는 것이 결코 무의미한 공상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게 너무 좋은 세상이라는 제목은 그 자체로서 역설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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