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
전원 마을과 사육장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공간이 공간적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이 소설은 파산을 앞두고 있는 한 가장의 절망과 갑작스럽게 개에 물린 아들의 사고를 목도하고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한 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그리고 있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살고자 희망했으나 종국에는 파산지경에 이르러 하루하루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의 삶은 그 자체가 가시방식을 깔고 살아가는 셈이다. 더군다나 노모는 치매에서 걸려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들은 공을 주우러 사육장을 넘어가 개에게 물리기까지 했다. 아들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길은 어둠과 개 짖는 소리가 혼재된 혼란의 세계로 점철되어 있다. 그런 상황은 마치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이 찾아가는 곳은 사육장 근처에 있는 병원이다. 병원은 아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 아들을 고통으로 내몬 사육장의 개들이 있는 곳을 근원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지독한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작가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은 고통과 치유가 공존하는 곳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고 그 속에서 상처도 받고 치유도 해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아무리 회피하려 해도 어둠 속에서 들리는 사육장의 개들 소리를 찾아 헤매야 병원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운명처럼 우리 또한 분명하지 않은 개들의 소리를 판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소리의 발원지를 찾아갈 테고, 그 옆에서 덩그러니 서있는 치유의 공간인 병원과 조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