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섭 / 다산초당
글쓰기를 정의하는 측면에서 <심플>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글쓰기는 기술이고, 훈련이며, POINT이고 연출이자 공식이다. 물론 이런 정의는 주제별 제목을 차용한 것이지만 <심플>에서 말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제격이다.
‘글쓰기는 기술이다’라는 장에서는 프로만이 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열거하고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나만의 글쓰기 창고를 마련하라는 대목이다. 이는 글쓰기 재료를 축적해 놓으라는 의미로 읽히는데 메모하라, 명문을 체화하라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글쓰기 창고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정 시리즈를 연재하라는 말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로서는 솔깃하게 들리는 부분이다.
글쓰기에 대한 이론을 접하다 보면 다양한 명문을 만나게 되는 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임스 써버의 말이다. “제대로 쓰려 말고, 무조건 써라”. 이 지침 또한 <심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매일 글쓰기 훈련 차원에서 마구 쓰기 100회, 좋은 글 필사하기 100회, 1 단락 쓰기 100회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제임스 써버의 말과 맥이 통한다. 또한 글쓰기 기본 훈련으로서 묘사하기, 요약하기에 주목하라고도 한다. 글쓰기 확장 훈련이라는 장에서는 단락법, 열거법, 질문법 등을 제시한다.
이 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POINT 기법이다.「글쓰기 훈련소」 소장이자「북데일리」 대표인 저자가 독창적인 글쓰기 비법으로 소개한 것으로 ‘POINT’는 핵심 기법의 이니셜을 합해 새로운 단어로 재창조한 것이다. P는 Point의 약자로 글감 잡기, O는 Outline의 약자로 개요 짜기를 의미한다. I는 Information으로 배경정보 넣기, N은 News로 예화나 근거 넣기, T는 Thought로 생각의 표현을 의미한다.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POINT 기법만 숙지한다고 하더라도 글쓰기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플>은 그 제목이 암시하듯 간결한 방식으로 글쓰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텍스트라고 할만하다. 본문에 인용된 다양한 글들은 글쓰기의 전범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동안 읽었던 글쓰기 책들을 집대성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깔끔한 구성이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말 그대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글쓰기 공식’이라는 부제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에 값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