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콘서트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서울

by 정작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수많은 뮤지컬을 작곡했지만 그중에서도 <오페라의 유령>은 그의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흥행성과 작품성, 인지도 등 그 어떤 항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이 작품은 이제는 차라리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그만큼 뮤지컬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위상을 갖춘 신화가 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었지만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관람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수준 높은 콘서트가 될 수 있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워낙 난도가 높은 곡이 많아서 이 작품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배우의 기량을 검증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극 중 크리스틴 역을 맡은 애나 오번은 <오페라의 유령> 히로인으로 사라 브라이트만, 시에라 보게스의 계보를 잇는 배우다. <오페라의 유령>의 후속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크리스틴 역으로 발탁된 것은 물론 2012년 웨스트 앤드에서 <오페라의 유령>에서도 크리스틴 역을 맡은 역량 있는 배우답게 이번 공연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극 중에 팬텀에게 이끌려 삼단고음을 처리하는 대목에서는 그야말로 뛰어난 성량을 보여주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팬텀 역의 라민 카림루 또한 크리스틴 역의 애나 오번과 완벽한 호흡을 맞춰 열연했다. 비록 갈라콘서트긴 했지만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던 것은 그만큼 연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속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액자소설처럼 뮤지컬 속에 또 다른 형식의 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갈라콘서트라는 제약 때문에 오페라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하지만 뮤지컬에 수록된 전곡을 빠트리지 않고 순차적으로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뮤지컬을 본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현장감을 느끼고, 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명곡들이 많다. 팬텀과 크리스틴이 부르는 하모니, 라울과 크리스틴의 애절한 사랑 노래는 곡뿐만이 아니라 가사 또한 감미롭다. 오페라 극장에 나타나는 유령이 천재적인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과 그런 유령에게 음악을 지도받는 오페라 여가수, 삼각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알고 보면 한 편의 영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실제로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영화로도 개봉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우리나라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이나 투어 형식으로 몇 번 공연한 적이 있지만 정작 실제로 공연을 본 적은 없다. 뮤지컬을 늦게 알았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갈라콘서트에서 공연 형식으로 배우들의 공연과 노래,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렸는데 이번 콘서트를 통해 그 향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글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 전 쓴 글입니다. 당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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