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미제라블> 탄생 40주년 / 콘서트 / 평화의 전당 / 서울
뮤지컬 <레미제라블> 탄생 40주년 -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콘서트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에서 공연되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소설 중에 대표적인 작품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유명한 소설가 빅토리 위고의 작품이다. 프랑스어로 ‘레미제라블’은 ‘불쌍하고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작품 속 등장인물을 보면 제목을 이해할 수 있다.
줄거리를 보면 감방 생활을 했던 장발장이 출소한 후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당시 시대적인 사회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발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방대한 분량으로 다양한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어 시간을 가지고 탐독할만한 소설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레미제라블>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장르로 변주되곤 한다. 그중에서도 뮤지컬은 소위 세계 뮤지컬 ‘빅4’에 들만큼 대단한 위상을 점유하고 있다. 참고로 세계 뮤지컬 빅4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을 칭한다. 이 뮤지컬들의 공통점은 모두 뮤지컬 계의 거장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의 손을 거쳤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썼고, <미스 사이공>과 <레미제라블>은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 알렝 부브릴이 곡을 썼다.
공연장에 들어가면서 다소 이채로웠던 점은 드로잉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 관람 당시 입구에 작곡자인 이영훈의 소품들이 전시되었던 것을 제외하곤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없다. 전시와 공연이라는 융합 콘텐츠의 가능성을 목도한 순간이었다. 전시된 작품은, 드로잉 작가인 'NOMA'의 작품으로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삼색기와 작품의 등장인물인 코제트와 장발장의 얼굴을 중첩하여 표현한 것이다.
뮤지컬 콘서트라는 양식에 걸맞게 무대는 오케스트라 위주로 배치되어 있었다. 배우들은 프랑스 오리지널팀이었지만 음악을 담당했던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외 몇 명을 제외하곤 모두 한국인들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콘서트 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한 장면이다. 이런 형식의 콘서트는 이전에 예술의전당 콘서트 오페라 <투란도트>와 세종문화회관에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익히 경험한 적이 있었다. 실제 뮤지컬과 같은 감흥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름 음악의 향연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배우들이 뮤지컬을 재연하기 위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제법 의상을 갖춰 입긴 했지만 콘서트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집중도는 한층 떨어졌다. 공연 시작 시간에 조금 늦어 맨 뒷좌석에 앉아서 먼발치로 콘서트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이유도 한몫했다. 공연 관람 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프랑스 뮤지컬이다 보니 수시로 자막을 보느라 자주 스크린 좌우로 시선이 쏠리는 바람에 온전히 공연에 몰입하기는 힘들었던 이유도 관람하는데 집중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간혹 귀에 익숙한 음악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현장의 생동감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고 노래도 하긴 했지만 정통 뮤지컬에서 느껴지는 현장성은 전해지지 않았다. 인터미션이나 인터넷의 감상평을 보면 운영 상황이나 음향 상태, 배우들의 성량, 자막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의견이 많았다. 뮤지컬 콘서트라고 해도 세종문화회관에서 경험했던 <오페라의 유령>은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본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연결성이 부족해 조금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객석 곳곳에서 감탄사는 터져 나왔고,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장면도 포착되었다.
개략적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줄거리를 알고 있었지만, 프랑스어로 진행된 콘서트 형식이라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있었다. 여러 곡들 중에 가장 정감이 갔던 노래는 ‘I dreamd a dream’ 이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가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 수잔 보일이 불러서 더욱 유명해진 이 노래는 애절하고 감미로운 선율로 유명하다.
<레미제라블>의 앙상블 넘버인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자유와 혁명을 상징하는 대표 합창곡으로 극의 내용이 혁명을 다루는 만큼 민중들의 장엄한 의지를 드러낸 수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의 이 합창 장면은 익숙한 가락의 음조 때문인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바리케이드를 두고 외쳤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외침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웅장한 울림이 되어 공연장을 숙연한 자유의 공간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