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팔아보면 안다. 작은 평수의 집이라도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영원할 것 같았던 보금자리가 때론 종이비행기처럼 날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런 현실 앞에서는 가족과 형제, 친구보다도 신(神)이 실질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면 세상 모든 무신론자들은 종교인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면,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동안 가진 것에 감사하지 않고 죄다 없는 것들만 가지려고 노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작열하는 태양과 보이지 않지만 늘 숨을 쉬게 해주는 공기가 생명을 지탱해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왔다. 매일 무한한 자원을 누리고 살면서도 우리는 스스로 ‘빈한 자’라 칭한다. 황금과 콘크리트 장벽을 소유하지 못하면 그것을 실패한 인생이라고 여긴다. 두 발과 두 다리가 있음에도 굴러가는 고철 덩어리가 없으면 인간으로서 불완전한 인생을 산다고 착각한다. 권태로운 자는 모른다. 결핍이 얼마나 큰 인생의 동력인지를. 죽어보기 전에는 모른다.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이고 축복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