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복권
최종 우승자가 된 성기훈은 공항으로 가던 길을 포기하고, 다시 서울로 향한다. 그에게는 현재의 즐거움보다 과거의 고통 속에서 우승자가 되었지만 그런 게임을 진두지휘했던 세력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기훈은 다시 스스로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우승자로서 성금을 획득한 성기훈과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시 살아난 황준호가 어떤 과정을 통해 다시 오징어게임의 세력들과 대결 구도를 펼쳐가는지 그 시발점을 보여주고 있다. 2년 후의 시점에서 성기훈은 조폭들에게 자금을 대고 딱지남을 추적하는 자본가로 황준호는 강력계에서 교통계로 부서를 옮긴 경찰의 위치에서 출발한다.
2년이라는 세월은 성기훈과 황준호에게 있어 지난 기억의 단서를 캐는 시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성기훈은 오징어게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딱지남의 존재를 파헤치는 데서, 황준호는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섬과 오징어게임에 자행되었던 곳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시즌2의 첫 화부터 성기훈과 황준호가 중심인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들의 접점이 결국은 문제 해결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준호가 교통신호 위반 사항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성기훈과 간접적으로나마 대면한 것은 앞으로 이들의 행로가 각자의 길이 아닌 협력자로서 자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를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딱지남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성기훈은 그를 만나게 된다. 러시안룰렛 게임은 이번 회차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치로 한 번은 조폭 대표와 똘마니와의 대결, 성기훈과 딱지남의 대결에서 그 가치를 증명해 낸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성기훈에게 게임은 늘 죽음을 담보했던 것이기에 그에게서는 큰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딱지남에게 있어 비루한 생명을 연장하지 않으려는 마지막 선택은 그가 여태껏 오징어게임의 하수인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을 정리하려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탑골 공원에서 노숙자들에게 빵과 복권을 나눠주던 신에서 딱지남이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했던 복권과는 대조적으로 남은 빵들을 구둣발로 짓이기는 대목을 보면, 결국 인간의 운명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라고 하는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결국 잘못된 선택에 의해 인간이 운명의 회오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때, 과연 세상을 원망해야 할까? 오징어게임의 하수인으로 살았던 그가 결국 최종적으로 죽음을 택했던 이유는 그런 게임이 애초부터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