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미루고만 싶어지는 독일어

독일어 한 달 공부 도전 첫날

by 라즈베리

독일에 온 지 6년이 되었다.

이제 해가 바뀌면 곧 7년이 되어간다.

독일에 이렇게 오래 살면 독일어는 저절로 할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치만 늘어 독일어를 잘하지 않고도 대충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꼭 독일어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려놓고 싶었다. 11월이 다가왔으니 남은 2개월 동안 열심히 해봐야지!라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11월 25일이다. 11월 25일이니까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 열심히 해봐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책 한 장 펴기가 힘들다.




왜 하필 독일이었을까? 2003년 봄부터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틈틈이 도서관에 앉아서 여행책을 보며 일정을 짜서 친구와 둘이 유럽여행을 왔다. 처음 만든 빳빳한 여권을 가지고 호기롭게 이 먼 땅 독일까지 온 것이다.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눈에 보이는 건물은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이 예뻤고 밤늦게까지 해가 지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할 말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봐도 봐도 신기했다. 그렇게 독일과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나는 독일어와 6년째 친해지지 못하고 있다. 책을 눈앞에 쌓아두고 한 장을 넘기지 못한다. 저 책을 넘기는 순간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마구 쏟아져서 나를 초조하게 만들 것 같다.


"너는 이것도 모르니? 이건 저번에 외운 거 아니니? 이쯤 되면 이 정도 단어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니니? "


마음속의 내가 나를 괴롭힌다. 나는 과연 올해 독일어와 친해질 수 있을까? 한 달 남짓 남은 2021년 나는 잘해나갈 수 있을까?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며 나의 도전을 알려본다. 독일어 한 달 공부 도전기! 이제 시작이다. 오늘은 이렇게 다짐만으로도 벌써 공부를 다 한 느낌이 난다. 이대로 계속 저녁까지 책을 안 필 것 같은 99%의 확신이 들지만 내일 글을 쓰려면 오늘 한글 자라도 공부를 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