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의 탄생

천년초타로, 여행을 시작하며

by 천년초

천년초타로의 여정은 제가 만든 인형에서 출발한 귀여운 부엉이, '쫄리(Joli)'와 함께합니다.


부엉이는 예로부터 사람들과 멀지 않은 곳에 머물며 인간사에 나름의 의미를 전해 주는 새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부엉이를 풍요와 정당한 복수의 상징으로 여겼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조상들은 부엉이 울음소리를 "평생에 얄밉고 잣미운 님을 다 잡아가려 하노라" 하는, 존 윅 저리가라 할 복수의 다짐으로 해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엉이방구'를 귀한 혼수품으로 대우했습니다. 부엉이방구란 소나무에 둥글게 튀어나온 옹이를 가리키는데, 조상들은 부엉이가 소나무에 앉아 방귀를 뀐 자리에 이것이 생긴다 믿었고 나아가 이로 됫박을 만들면 집안에 쌀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까지 지어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무래도 좋은 속설이라지만, 사실인지는 누구도 모르지요. 아무도 부엉이가 방귀를 뀌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아스테카 전통에서도 부엉이는 창조신인 테스카틀리포카의 전령으로 대우받았습니다. 테스카틀리포카 신의 권능이 저승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부엉이는 저승의 상징이나 불길한 징조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테스카틀리포카 신의 속성을 그대로 닮아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벌주기도 하는 마법의 힘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아스테카 문명을 구성한 나와족 사회에서는 '인간 부엉이'란 의미의 마법사 틀라카테콜로틀(Tlakatekolotl)들이 이러한 부엉이의 상징체계에 입각한 마법을 수행했습니다. 16세기에 스페인 수도사들은 이들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겨 틀라카테콜로틀이란 단어를 '악마'의 번역어로 사용할 정도였지만, 식민지배자들 입장에서 서술한 부정적인 기록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천년초타로는 아스테카 전통을 따르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부엉이가 상징하는 긍정적인 면들을 극대화하여, 힘든 사람들의 길을 신들의 사랑으로 밝혀 주는 21세기 틀라카테콜로틀 역할을 지향합니다.


천년초타로의 문제의식은 지금의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 대중을 착취하는 세력들이 너무 많다는 현실에서 출발합니다. 조상 귀신이나 지옥을 핑계로 수천만원에서 수억 원을 뜯어가는 신흥종교 단체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나 실증할 수 없는 저주를 핑계로 사람들의 지갑과 정신을 좀먹는 자칭 영능력자들이 허다합니다. 점술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성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점술가들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천년초타로는 이렇듯 폭력적인 이기심이 판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힘든 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며 사랑에 기반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에 발을 딛었습니다.


천년초타로는 궁극적으로 모두가 자기 안에 숨쉬는 본성인 사랑을 인지하여 더 이상 어느 종교에도 의존하지 않는 결과를 지향합니다. 쉽게 말해 점술도 종교도, 물론 천년초타로라는 이 브랜드 자체의 필요성도 없어진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를 추구하는 천년초타로 지기(이하 천년초)의 사상이, 명색이 신들의 사랑을 전한다는 인간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몇몇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나키스트 종교인으로서 천년초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과 세계를 사랑하는 것이 어떤 기도나 종교의식보다도 더욱 진정으로 신들을 경배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기 안에 신들께서 부여한 사랑이라는 본성이 있고 또 그 본성을 행동으로 옮길 능력 또한 신들이 주셨다고 믿는 것이 어찌보면 종교의 본질 아닐까요?


적어도 테스카틀리포카 님께서는 천년초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드셨다고 믿기에, 천년초는 오늘도 천년초타로라는 브랜드를 통해 사랑이신 그분의 뜻을 실천합니다.


이제는 천년초타로의 마스코트이자 모든 천년초타로 카드 속에서 사람들과 인생역정을 함께하는 앙증맞은 부엉이, '쫄리(Joli)'의 소개를 드릴 차례인 것 같습니다.


'귀여운, 재치있는' 등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형용사를 이름으로 가진 이 부엉이 캐릭터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2024년에 만든 인형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천년초타로 세계관 내에서 쫄리는 테스카틀리포카의 거울로부터 태어난 생명체로, 타로카드 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며 삶이란 무엇인지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의 깨달음을 확립합니다. 이러한 쫄리의 여정은 그분의 창조물인 모든 존재가 겪는 삶과 공명합니다.


물론 진리의 산은 매우 커서 등산로가 여럿이기 때문에 인생의 깨달음이 꼭 하나일 필요도, 모두에게 같을 필요도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천년초의 작은 바람은 쫄리를 만나는 모든 분들께서 사랑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만큼은 꼭 마음속에 가져가셨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사흘 전인 지난 21일, 아스테카 달력으로는 춘분과 함께 1-토끼의 해가 시작했습니다(Ruben Ochoa의 계산법). 전통적으로 1-토끼의 해는 기근 등 여러 사회적 어려움들과 연관된 해로 취급받아 왔습니다. 명불허전인지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 가격 상승으로 많은 암울한 전망들이 드리우고 있지만, 천년초가 올해의 국운을 점치며 뽑은 2-심장 카드는 사람들이 우애를 잃지 않고 희망과 인류애로 단합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천년초타로가 아직 구축 중인 관계로 천년초가 평소 점술에 활용하는 Yohualli Ehecatl 타로를 사용했습니다).


천년초타로는 현재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서 자신을 포함한 생명체들과 이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가는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비록 가끔은 각자의 앞에 놓인 어두운 길이 끝이 없어 보일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밝은 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천년초타로의 시작을 함께해 주신 데 대해 한없는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사랑스런 쫄리의 뽀뽀를 전합니다.


2026년 03월 24일

부엉당 천년초 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