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초타로, 부엉이의 여행 (1)
천년초타로의 두 번째 메이저 아르카나인 마법사 카드는 재물을 대하는 쫄리의 태도를 통해 부(富)를 향한 올바른 자세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귀여운 부엉이 친구, 쫄리는 이 카드에서 나와족들이 ‘성스러운 돌(teotetl)’이라 부른 흑옥 위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 흑옥의 모습은 실제 광물과 유사하지 않고 초승달‧하현달 문양과 자주색‧남색으로 장식되어 있는데요, 이는 흑옥이 테스카틀리포카 신의 여성적인 측면 중 하나이자 오염과 정화를 담당하는 틀라솔테오틀(Tlasolteotl)의 힘을 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쫄리는 오른쪽 날개로 옥을 들고 왼쪽 날개에는 금을 가지고 있지요. 옥과 금은 예로부터 동아시아와 메소아메리카에서 최고의 지위와 부유함을 나타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부엉이가 부엉부엉 우는 것을 ‘부유해진다’라는 의미의 ‘부흥(富興), 부흥’으로 해석하며 부엉이를 부와 재물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전통 예술에서 부엉이가 옥 및 금과 연관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는데, 실제 부엉이를 그린 한 조선시대 민화에는 “그 울음소리를 부흥이라 하니 반드시 옥과 금을 쌓으리로다(其鳴曰富興, 必是積玉堆金)” 하는 화제(畫題)가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쫄리는 달 문양으로 장식된 흑옥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테스카틀리포카 신의 지혜를 통해 재물이 영원하거나 고정되어 있지 않고 기울었다 차는 달처럼 늘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쫄리를 둘러싼 천년초 선인장(Opuntia humifusa)의 열아홉 꽃송이들도 재물의 불완전성을 의미합니다. 옛 아스테카의 상징 체계에서는 숫자 20이 완전수로 여겨졌기 때문에 그보다 하나 모자란 숫자 19는 재물이 삶의 수단일 뿐 결코 목적이 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옛말에도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 라지요? 물론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재물은 꼭 필요하지만 재물을 모으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삶은 비참합니다. 그런 삶에서는 자신을 돌보는 것,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 등 살면서 정말로 중요한 요소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자본주의를 채택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카드에서 쫄리는 부에 집착하지 않고, 꽃이 달콤한 향기를 풍기듯 세계의 이익을 위해 재능을 나누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리딩에서 이 카드는 평소 자신이 가진 물질적 자산을 대하는 내담자의 자세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돈 그 자체는 일정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돈을 모으는 이유를 모른 채 무작정 더 많은 돈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생각으로 모으기만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을 파괴합니다.
이 카드가 리딩에서 나타났을 때 내담자는 자신을 포함한 다른 생명체들의 안녕을 위해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경제활동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느라 자신의 몸에 꼭 필요한 휴식을 주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을 거부하는 병적인 일 중독 상태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 카드는 내담자가 자기 삶에서 재물이 차지하는 의미를 숙고하고, 재물에 대한 내담자의 집착이 대인관계나 정신건강을 파괴할 정도로 심한 경우 심리 및 정신의학 전문가의 상담을 병행하며 삶의 균형을 맞출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