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는 음식을 평가하는 남편에 대해서
내가 음식을 만들면 남편은 항상 평가를 한다. 나는 남편의 요리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고 맛있게 즐기려고 하는 편인데 매번 남편은 내 음식에 몇 마디를 꼭 붙이니 어처구니가 없을 때도 있었지만 음식이 이러쿵저러쿵 하다며 그가 재잘대는 모습을 귀엽게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의 평가는 보통 ‘맛있어!’로 시작한다. 다만 그 뒤에 ‘맛있는데 김치찌개가 약간 새콤한데? 설탕을 안 넣은 건 가?’라는 멘트가 붙는다. ‘근데 설탕이 빠진 거랑 좀 다른데… 아 알겠다, 양파가 없네. 양파 단 맛이 빠진 거 같아!’ 이런 식이다. 그날은 실제로 설탕도 넣지 않았고 집에 양파가 떨어져서 양파 없이 김치찌개를 끓인 날이었다.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생각한 날은 몇 날 며칠 내내 ‘그날 메밀국수는 진짜 맛있었어.’ 하고 말하며 ‘그 메밀국수 감칠맛이 되게 좋던데 뭘 넣은 거야?’ 하고 묻기도 하고, ‘다 좋은데 그 메밀국수는 플레이팅이 좀 지저분했어.’ 라며 혼자 킥킥대기도 한다. 내 음식에 대해서 남편이 하는 디테일한 평가 덕분에 우리 집은 김치찌개 하나, 메밀국수 한 그릇으로도 며칠 내내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처음에는 ‘그냥 먹지 왜 이렇게 평가를 하는 거야…’ 생각했지만 언젠가부터는 그의 평가를 기대하면서 이 음식을 해볼까, 저 음식을 해볼까 궁리하는 재미가 생겼다. 그가 음식을 평가하는 것이 내가 하는 요리에 보이는 관심과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학교에서 받는 성적 평가, 직장에서 받는 업무 평가부터 알게 모르게 서로 하고 있는 외모 평가, 패션 센스 평가, 경제력 평가까지 우리는 다양한 평가를 감당하고 살아간다. 여러 가지 평가들 중에 행복한 평가가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하는 평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