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쏟아지는 골반과 뒤로 꺾이는 허리

골반의 불균형을 알아차리는 요가 수련에 대한 다짐

by Dada

인생에서 처음 요가원을 등록하고 참석한 수업에서, 내 몸은 앞으로 잘 숙여졌고, 상체를 뒤로 젖히는 후굴 자세들도 그럭저럭 흉내가 내졌다. 게다가 수업이 끝나고 나면 몸과 마음 구석구석 피로가 씻겨나가 개운함에 시야도 맑게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요가에 빠져들게 됐다.

하지만 근육 없이 말랑말랑한 몸으로 요가를 하며 몸이 숙여지는 대로 숙이고, 뒤로 젖혀지는 대로 젖히는 것이 내 몸에 위험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요가를 꽤나 오랫동안 하고 난 이후다.


요가를 시작하던 때부터 전사 1번 자세를 할 때면 허리 아래쪽의 척추 뼈인 요추를 넣으라고 선생님들께 지적을 받아왔다. 요추를 넣으라는 큐잉이 이해가 잘 되지도 않거니와, 넣으려고 해도 들어가지도 않아 '내 허리는 원래 이렇게 생긴 것 같은데, ' 생각하기도 했다.

후굴을 할 때면 요추를 뒤로 젖혀 허리를 뒤로 꺾었다. 많이 꺾을수록 요가를 잘하는 것으로 느껴졌었다. 물론, 요추를 꺾지 말라는 지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초보자 시절에 하는 후굴 동작은 내 요추에 통증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문제는 내가 요가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점점 더 깊은 요가 아사나를 하게 되면서 발생했다. 요추에 남은 저릿한 감각이 사바 사나를 하면서 없어지는 것은 일상이었고, 어느 날은 수련 후 요추 쪽에 발생한 통증이 3일 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통증이 없어지기 전에 요가 수련을 다시 하면 그 통증은 지속되었다.


통증이 남는 수련을 하기도 하고, 개운한 수련을 하기도 하며 요가를 지속하던 중, 호기심에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요가원에 찾아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하타 요가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 내내 선생님은 다양한 로우런지 자세들을 반복하며 고관절 안 쪽 힘과 엉덩이 근육 힘을 사용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하셨다. 그 동작들을 반복한 뒤에 후굴에 접근했는데, 놀랍게도 요추에는 아무 감각이 남지 않았다. 나는 분명히 평소보다 더 깊은 후굴을 한 것 같은데, 내 몸에 남은 통증은 다리에 남은 근육통뿐이었다. '요가를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후굴을 이렇게 접근해야 하는구나!'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최근에 그 선생님을 찾아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골반 균형에 대한 교육 중 선생님은 나에게 '전형적인 전방경사 패턴'으로 요가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타이트한 장요근과 힘이 없는 복부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요추를 과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렴풋이 내가 요추를 과하게 사용하고 이것을 자제해야 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골반이 앞으로 기운 "전방경사" 상황과 연관 지으니 그동안 요가를 하며 들은 지적들과 내가 잘 안 되던 동작들, 내가 겪은 통증들에 대한 경험이 모두 엮였다.


나의 앞으로 기운 골반과 약화된 복부, 짧아진 장요근, 힘없는 둔근이 내 동작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었다.

우선 전사 자세에서 내 고관절은 충분히 열리지 않아 요추를 꺾어서 자세를 완성해오고 있었다. 내가 유난히 어려워해 오던 동작인 나바사나도 복부 힘과 고관절 힘이 필요한 동작이었다. 나바사나에서 내가 꼬리뼈를 아파하던 이유도 아마 복부 힘이 부족해서 허리를 사용하려다 보니 골반이 뒤로 구르면서 체중이 꼬리뼈에 실렸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전방경사 패턴의 전사 1번 자세 : 장요근이 타이트 해 고관절 신전이 제한되는 모습. 복부에 힘을 사용해 요추 과신전이 되지 않도록 해야함.

나는 특정 동작들을 잘하고 못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잘하고 못하는 동작들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항상 같은 방식으로 몸을 써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 몸을 열심히 움직여 요가 자세들을 만들어 내고 있어도 그 움직임들이 나에게 효율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다.


몸을 얼마나 많이 숙이고, 얼마나 많이 뒤로 젖히는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막상 요가 자세 앞에 마주하면 그 자세를 어떻게든 만들고 싶어 안간힘을 쓰게 된다. 지금의 내가 ' 앞으로는 골반을 잘 사용하는 것에 집중해야지!' 다짐을 한다고 해서 얼마나 실천을 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깊은 후굴'을 하는 사람보다는 '몸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몸을 잘 사용하기'라는 말을 내가 기억하며 요가를 할 수 있길.




<전방경사 패턴이 나타난 요가 동작>

나바사나: 복부 힘이 부족해 허리를 꺾어 자세 모양을 만들고 있음.

나바사나

- 허리가 말려 꼬리뼈가 바닥을 찌름. 복부와 허벅지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함.

- 요추-골반 : 중립 안정성 필요. 체중을 좌골로 가져오는 힘 필요.

- 고관절 : 굴곡시키는 힘 필요. 다리는 허리로 드는 것이 아닌 고관절 앞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힘으로 드는 것. 장요근의 수축력으로 허벅지를 당겨올 수 있어야 함.

- 무릎 : 신전 필요.

하이런지 : 둔근과 햄스트링 힘이 부족해 무릎을 충분히 신전하지 못하고 있음.

하이런지

- 현재 상태 : 뒷다리를 뻗는 힘이 부족해 뒷 골반이 뒤로 빠지고, 허리가 꺾여 상체를 세우는 패턴.

- 고관절 : 신전 및 가동성 확보 필요. 고관절 앞면(장요근)이 타이트함. 뒷다리를 수축해 골반을 바로 세우고 고관절 앞면을 신전시키는 힘이 필요함.

- 무릎 : 신전 필요. 하체 기반이 불안정함.



시르사아사나2 : 고관절 신전이 잘 되고 있지 않음.

시르사아사나 2

- 현재 상태 : 골반이 밀리며 허리가 과신전 상태.

- 요추 : 안정성 및 과신전 제한 필요. 복부 수축해 허리가 뒤로 꺾이는 보상 작용을 막아야 함.

- 고관절 : 신전 및 코어 연결 필요. 둔근을 비롯한 다리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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