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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 Aug 29. 2024

코로나가 손님이라고?

때는 2024년 8월 16일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광명을 찾은 광복절이 지나고 아이들의 짧은 여름방학을 삼일 앞둔 금요일 아침!


남편은 선명하지 않은 두줄의 자가키트를 보여주며 코로나가 우리 집에 상륙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과거에는 그랬다.

코로나로 서로가 조심하던 시절

한 아파트에 코로나 환자가 엘리베이터라도 탔다 하면 소문에 소문을 몰고 다녔고

4인이상 집합금지에 마스크는 기본이고

주 5일제로 생년월일로 마스크를 두 장씩만을 구매했었다.

코로나의 치사율은 둘째 치고라도 폐가 심하게 망가져 숨쉬기가 힘들 다는 괴소문이 퍼지며

상당한 시간 고통 속에 살았더랬다.


그런 인간의 속도 모르고 바이러스라는 놈은 인간의 숨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호흡기로 전염되는 강력한 무기를 가졌으며 자신의 존재를 숨기듯 변이를 잘도 만들어내는 녀석이었다.


어느 순간 위드코로나를 외치며 감기처럼 함께 가는 삶을 택했던 우리는 사실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고 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이 곤란했던 탓이리라!


똑똑한 인간이기에 시간이 걸렸지만 백신도 개발하게 되었고 전 세계가 매달린 끝에 치료제들도 선보였기에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가

렵지는 않다.



그럼에도 자가키트의 두줄은 좀처럼 익숙하지가 않다.

이왕 우리 집에 온 손님인데 적당히 잘 비위를 맞춰 2박 3일 정도만 묶고 가시라고 할 참이다.


그렇게 화장실이 있는 안방에 신랑과 코로나는 합숙을 시작했다.


첫째 날 저녁 식단!

흰밥 불고기 어묵볶음 파김치 취나물 카레

복숭아




둘째 날 점심

도시락 라면 연어회 돼지간장불고기


​도시락은 사 먹고 싶었다기보다는

최소한의 용기를 써서 설거지를 줄여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함?!?




이렇게 먹어 치움 ㅋ

설거지를 한 듯 한.....ㅋㅋㅋ

정말 수상할 정도로 놀라운 식욕.....


아픈데 잘 먹어야지.....


둘째 날 저녁


순댓국 문어숙회 소라 파김치

한 뚝배기 하실래요~~~~~




셋째 날 점심

이건 사실......


내가 먹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내가 제일 잘하는

잔치국수!

어묵과 계란 지단이 쓸데없이 뚱뚱해 보이는 마법!

셋째 날 저녁


순댓국 미니돈카스 용가리치킨 치킨가스 계란찜 김치


철저히 리하여 식사한 지 딱 2박 3일이 지났다.



코로나가 입맛을 잃게 한다는 설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가설인 건지

남편의 식욕이 코로나를 이긴 건지

그 때나 지금이나 잘 먹고 먹고 또 잘 먹어서

너무 다행이다.


우리 가족 아프지 말자!


이후 코로나는 줄행랑치고 우리 집에서 도망갔어요!!!!!

이제 오지 마라. 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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