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카르페디엠 치앙마이

교통사고 난 이야기

by 김재훈

해외에 나와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여행은 설렘이다.

하지만 설렘 뒤엔 언제나 조심함이 따라야 한다.

특히나 해외라면 말이다.


첫째, 사람 조심.

낯선 이국의 공기 속에서 친절은 종종 오해를 부른다.

특히, 나이 어린 여성과의 관계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한국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이

당신의 손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진심에서 시작된 관계라 해도,

그 문화적 거리와 법적 해석은 상상 이상이다.


둘째, 자동차 사고.

골프를 사랑하는 여행자들은

렌터카와 함께 이동한다.

하지만 태국의 도로는 한국과 전혀 다르다.

운전대도, 주행 방향도 모두 반대다.

순간의 착각이 사고로 이어진다.

나도 치앙라이 백색사원에서

좌측만 보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우측에서 돌진해 오는 버스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깻잎 한 장 거리였다.

그 후로 나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두 손을 꽉 잡고,

오른쪽부터 확인한다.


셋째, 타구 사고.

골프를 오래 치고 싶다면,

먼저 안전을 배워야 한다.

공이 날아가는 그 궤도는

예상 밖의 상처가 될 수 있다.

홀 하나 더 욕심내다

인생샷 하나로 고통받을 수 있다.


넷째, 건강 관리.

여행 중 가장 무서운 건 아픈 몸이다.

물갈이, 음식, 피로…

그 모든 것이 건강을 위협한다.

특히 태국의 물은 석회질이 많다.

양치 후 생수로 입을 헹구지 않으면

그 작은 석회가 위장을 멈추게 만든다.

파타야에서 그 사실을 잊었던 나는

5일째 되는 날부터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그때 알았다.

‘먹는 것보다 중요한 건, 먹을 수 있는 몸이다.’


다섯째, 핸드폰 분실.

핸드폰 하나 없어지면

모든 게 정지된다.

지도가 사라지고,

언어가 막히고,

현금보다 더 중요한 은행도 끊긴다.

한 번은 백화점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핸드폰이 없었다.

식은땀이 쏟아졌다.

자동차까지 달려가면서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그렸다.

다행히 좌석에 있었지만,

그날 이후 난 외출 전마다

핸드폰을 세 번씩 확인한다.


------


그런데 오늘,

그 모든 조심을 어긴 하루였다.

해자 안쪽 왓 쩨디 루앙 근처에서 열린 야시장.

밤이지만,

차를 몰고 향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차는 밀리고 또 밀리고,

해자 안에선 진입조차 쉽지 않았다.

"그냥 좌회전해서 호텔로 돌아가자."

생각한 순간,

좁은 골목에서

왼쪽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쿵'.

들이박았다.

주차하고 나서

그들과 실랑이가 시작됐다.

되지도 않는 영어로 협상,

웃는 얼굴로, 때로는 눈치로.

그들은 2,600밧을 요구했고

나는 간신히 깎아서

2,000밧에 마무리했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속으로 수십 번 외쳤다.

‘그냥 걸어갈 걸…’

오토바이사고1.jpg
오토바이사고2.jpg
오토바이사고3.jpg
오토바이사고4.jpg

협상을 마치고 속은 쓰리지만 기념사진 찰칵!



여행은 자유다.

그러나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경계심과 조심성이 먼저다.

바로 내일,

당신의 여행이 계속되기 위해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카르페디엠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