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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치앙마이

두 도시 이야기

by 김재훈

치앙마이와 람빵, 서로 다른 마법에 빠지다


이상하다.

치앙마이에 머물 때는 람빵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반대로 람빵에 있을 땐 치앙마이가 전혀 그립지 않다.

마치 두 도시가 각각의 마법을 품고 있는 것처럼, 한 곳에 발을 딛는 순간 다른 한 곳의 그림자는 서서히 사라진다.


두 도시는 참 다르다.

치앙마이가 화려함을 입고 무대를 누비는 무희라면,

람빵은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인 같다.


치앙마이는 생기가 넘치고 소란스럽고, 람빵은 정적 속에 스미듯 흘러간다.

치앙마이1.jpg

치앙마이 선데이 마켓 타패게이트 앞

치앙마이2.jpg

비오는 날 도이수텝

치앙마이3.jpg 도이수텝에서 내려다 본 치앙마이
치앙마이4.jpg 치앙마이 핑강
치앙마이5.jpg 치앙마이 툭툭이


툭툭이가 요란하게 골목을 달리는 치앙마이.

그에 반해 람빵의 마차는 조용히, 마치 시간을 되감듯 도심을 유유히 돈다.


람빵1.jpg 람빵 시내 모습
람빵2.jpg

왓 프라닷 람빵 루앙


람빵3.jpg

메모 골프장

람빵4.jpg 람빵 시내를 도는 마차
람빵5.jpg

람빵 왕강 현수교



치앙마이에서 받는 마사지는 웃음을 머금은 아가씨의 손길 같고,

람빵에서는 인생을 안아주는 아줌마의 손길 같다.


치앙마이의 발마사지는 300밧, 람빵은 200밧. 가격도 분위기도 참 다르다.


골프 이야기를 하자면 더욱 그렇다.

치앙마이는 골프장 천지다. 고르기 힘들 만큼 많다.

하지만 람빵엔 단 하나, ‘메모’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한다.

“람빵 가면 메모 감옥살이 시작이야.”

하지만 그건, 메모의 가치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치앙마이와 람빵.

서로 닮지 않았기에 더 특별한 두 도시.

각자의 빛깔로 여행자의 마음을 물들이는 두 곳에서,

나는 오늘도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치앙마이에서 람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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