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치앙마이와 람빵, 서로 다른 마법에 빠지다
이상하다.
치앙마이에 머물 때는 람빵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반대로 람빵에 있을 땐 치앙마이가 전혀 그립지 않다.
마치 두 도시가 각각의 마법을 품고 있는 것처럼, 한 곳에 발을 딛는 순간 다른 한 곳의 그림자는 서서히 사라진다.
두 도시는 참 다르다.
치앙마이가 화려함을 입고 무대를 누비는 무희라면,
람빵은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인 같다.
치앙마이는 생기가 넘치고 소란스럽고, 람빵은 정적 속에 스미듯 흘러간다.
치앙마이 선데이 마켓 타패게이트 앞
비오는 날 도이수텝
툭툭이가 요란하게 골목을 달리는 치앙마이.
그에 반해 람빵의 마차는 조용히, 마치 시간을 되감듯 도심을 유유히 돈다.
왓 프라닷 람빵 루앙
메모 골프장
람빵 왕강 현수교
치앙마이에서 받는 마사지는 웃음을 머금은 아가씨의 손길 같고,
람빵에서는 인생을 안아주는 아줌마의 손길 같다.
치앙마이의 발마사지는 300밧, 람빵은 200밧. 가격도 분위기도 참 다르다.
골프 이야기를 하자면 더욱 그렇다.
치앙마이는 골프장 천지다. 고르기 힘들 만큼 많다.
하지만 람빵엔 단 하나, ‘메모’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한다.
“람빵 가면 메모 감옥살이 시작이야.”
하지만 그건, 메모의 가치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치앙마이와 람빵.
서로 닮지 않았기에 더 특별한 두 도시.
각자의 빛깔로 여행자의 마음을 물들이는 두 곳에서,
나는 오늘도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