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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치앙마이

아가씨 있는 태국 술집 탐방기

by 김재훈

어젯밤 각자 방으로 흩어지고 나는 2차 생각이 나서 호텔을 나섰다. 혹시 모르니 돈은 2만 밧은 호텔방에 두고 2천 밧만 주머니에 넣고 호텔을 걸어 나섰다. 일단 단골 마사지샵엘 들렀다. 단골 마사지사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창맥주. 나한테도 앉으라고 하더니 맥주를 따라준다. 한 서너 잔 마셨나? 그리고는 1시간 타이 마사지.


마사지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아까 마사지샵 갈 때 어느 술집 앞에 아가씨들이 대여섯 명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다시 거길 지나치다가 술이나 한잔하고 갈까? 하면서 아가씨 한 명을 데리고 술집으로 들어갔다. 가장 예쁜 아가씨를 데리고 들어갔는데 이 자식이 옆자리에 앉는데 팬티 안이 살짝 보였는데 좀 이상했다. 주인을 불러서 푸잉? 푸차이? 하니까 푸차이란다. 남자라고?


그래서 그 아가씨를 퇴짜 시키고 밖으로 주인하고 나가서 아가씨들을 쭈욱 가리키면서 푸잉 푸차이 하니까 7명 중 5명은 푸차이란다. 이런이런. 그래서 그중에서 가장 태국적인 아가씨를 고르니 푸잉이란다. 그 아가씨를 데리고 들어가 한 시간 동안 술을 마셨다. 말이 안 통하니 번역기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말을 안 하니 술이 안 깬다. 이런이런.


호텔로 돌아와 아까 킵 해 둔 맥주 한 병을 마시고 람빵의 재입성을 자축했다. 알람 없이 잤는데 갑자기 너무 오래 잔 거 아냐? 하고 일어나 시계를 보니 6시 6분이다. 다행이다! 요즘은 슬로우 조깅을 때리 쳤다. 왜냐하면 치앙마이에서 발마사지를 받는데 발 이곳저곳이 너무 아파서 왜 그럴까 분석을 하다가 슬로우 조깅을 너무 해서 그런 거라고 판단되어서 그 후로 슬로우 조깅을 때리 쳤다. 완전 P.


아침에 호텔 조식을 6시 50분에 내려와 둘러보는데 당기는 음식이 없다. 어제 과음 탓이다. 불현듯 치앙마이에서 먹던 컵라면 조식이 생각났다. 방으로 올라가 컵라면을 가지고 와서 물을 붓고 람빵 레지던스 호텔 조식의 압권인 찰밥을 가져와 후배가 가져온 김이랑 먹다가 컵라면에 찰밥을 말아서 먹으니 정말 해장으로 압권이다. 속이 다 후련하다. 후식으로 과일이랑 커피 한잔 때리고 조식 마무리. 역시 해장이 중요하긴 하군!


오늘도 8시 출발 메모로 가자! 8시에 출발하니까 출근 차량이 진짜 별로 없다. 우리는 옛날에 매일 7시 30분에 출발했는데 그때는 화력발전소 출근 차량과 오토바이랑 엄청 뒤엉켜서 복잡했는데 8시에 호텔을 출발하니 정말 한산하다. 메모 갈 때 중요한 정보다. 메모에 도착해서 그카캐(1150) 끊고 라운딩 시작. 날씨가 쌀쌀하다. 한국은 지금 영하 10도. 한국이 추우면 여기도 기온이 밤이나 새벽엔 춥다. 그렇게 18홀을 마치고 어제와 같은 식당에서 가볍게 점심 식사 마무리.


오후에는 후배 부부와 함께 람빵 최고의 고찰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Wat Phrathat Lampang Luang를 다녀왔다. 왓프라댓 사원에서 신기한 걸 하나 발견했다. 왼쪽 자그만 사원으로 들어가면 입구에 태국어로 ‘오른쪽을 보세요 프라댓 사원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런 글씨가 팻말에 적혀 있다. 그 팻말을 구글 번역기 카메라로 찍어 보다가 발견했다. 과연 프라댓 그림자가 좁은 틈새로 비쳐서 그림자로 구현되고 있었다. 신기했다. 저 큰 탑이 어떻게 이렇게 작은 구멍으로 비추어져서 판자에 구현될 수 있는지 신기했다. 작은 발견이었지만 후배 부부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다.

왓프라댓그림자.jpg


람빵으로 돌아와 어제 갔던 마사지샵에 들러 셋이 발마사지 한 시간씩 받았다. 역시 발마사지는 굿이여! 건강에 좋은 것이 발마사지여! 특히나 람빵 마사지 가격은 치앙마이에 비해 3분의 2다. 치앙마이가 발마사지 한 시간에 300밧인데 비해 여기 람빵은 200밧이다. 마사지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랜만에 팁을 줬다. 50밧! 얼마나 좋은지 마사지사가 포옹을 해 준다.


마사지를 마치고 내가 알아둔 태국 식당으로 향했다. 그 통닭구이집(?). 아무튼 쏨땀이랑 모닝글로리랑 시켜서 통닭구이랑 맥주랑 가져간 참이슬이랑 포식에 포식. 마지막에 밥을 시켜서 모닝글로리랑 먹는데 압권이다. 혹시 태국 식당에 가면 모닝글로리를 시켜서 밥이랑 먹으면 최고의 식사가 될 듯하다. 이스 굿!


호텔에 들어와 헤어지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 돈을 2만 밧은 가방에 쟁여 두고 주머니엔 약 2천 밧만 가지고 다시 마사지받으러 갔다. 가는 길에 개가 짖어서 정말 무서웠다. 그것도 목줄을 풀어놓은 개가 지근거리에서 짖어댄다. 이런이런. 살살살 달래면서 지나갔다. 앞으로는 골프채를 지팡이 겸 하나 들고 시내를 산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지샵을 들르니 단골 마사지사가 일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이런. 그래서 100m 옆에 있는 어제 그 술집으로 갔다. 아가씨들이 한 10명 앉아 있는데 내가 가도 별무반응이다. 뭐지? 너도나도 화장에만 열중이다. 아하! 이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어제 내가 너는 푸차이지? 하면서 내쫓았았는데 이 녀석들이 죄다 푸차이구나! 그래서 나를 보는 눈이 소 닭 보듯 하였던 것이다.


아무튼 어제 그 아가씨, 가장 태국스러운 아가씨를 데리고 바(Bar) 안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 동안 마셨나? 오늘은 술도 안 취하고 별로 기분도 업이 안 되니 그냥 맹숭맹숭 한 시간만 허비. 겝땅 타올라이? 709밧! 노잼에 돈만 낭비! 이런이런.


호텔로 돌아와 오랜만에 슬로우 조깅 50분을 했다. 술도 깰 겸. 확실히 운동을 하니 기분이 좋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슬로우 조깅을 안 한지 딱 열흘 되었다. 어떤 핑계도 대지 말고 어떤 운동이든지 꼬박꼬박 해야 한다. 걷기든 계단 오르기든 슬로우 조깅이든 마라톤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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