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교육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실전에서 바로 활용되는 인사 교육, 실전 멘트, 클럽 서브 연습 및 코스 교육이 병행된다. 교육은 순차적이고 체계적이다.
참고로, 나는 첫 캐디입문 골프장에서 한 달 교육을 받고 테스트 통과를 하지 못했다. 마지막날 마스타님과의 대화 덕분에 오기가 발동해서 한 달 뒤 다른 골프장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다행히 두 번째 입사한 골프장에서 2달 정도 교육을 더 받은 뒤 캐디가 될 수 있었다.
두 번째 골프장은 나의 친정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교육생으로 시작해서 4년 정도 근무했다는 사실에 언제나 자부심을 느낀다.
나의 친정 골프장은 27홀이었다. 교육생도 60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이론 수업과 인사교육을 병행하는 동안 불과 일주일 만에 교육생이 절반으로 줄었다.
왜냐하면 이론 수업을 쫓아가려면 고3수험생만큼 공부를 해야 했고 하루 교육 스케줄도 빡빡하게 진행된 때문인 거 같다.
이 이론 수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실전에서 쓰이는 교육들이 체계적으로 진행이 된다.
인사교육
클럽 서브 방법 (드라이버/아이언/퍼터)
거리감 익히기 (5미터, 10미터)
실전 멘트와 상황별 응용
그린 라이 읽는 법과 마크 요령
공의 위치 복원법, 그린 매너
카트 운전, 주차, 충전, 안전 규칙
코스맵 외우기 및 현장 코스 투어
티박스, 세컨드샷, 어프러치, 그린에서의 업무 흐름
스코어 기록 및 정리 방법
공 보는 법과 코스 외우기 시험 등을 이어서 배우게 된다.
인사교육 때는 교육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일렬로
서로 마주 보게 해 인사를 하게 했다. 인사교육 때는 조장님들이 오셔서 봐주고 가셨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1. 기본 인사 멘트(매일 연습하는 인사)
“안녕하십니까? 오늘 라운드를 도와드릴 ○○○입니다.”
“고객님의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라운드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2. 안전 멘트 (카트 운행 중)
“출발합니다.”
“이동하겠습니다.”
“정차합니다.”
“후진하겠습니다. 카트 조심하세요.”
“급내리막입니다. 안전손잡이를 잡아주세요.”
“출발하겠습니다. 바른 자세 부탁드립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3. 코스별 멘트
[티잉그라운드]
“1번 홀 330미터 파 4홀입니다. 좌우 모두 해저드입니다.”
“슬라이스홀이라 왼쪽 벙커 우측 선상 보시는 게 좋습니다.”
[세컨드/어프로치 지점]
“앞바람 있으셔서 10미터 더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핀 뒤 공간이 없습니다. 짧게 공략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경사 오른쪽에서 왼쪽입니다.”
“벙커 피해서 왼쪽으로 공략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린 위]
“저는 오른쪽 2컵. 오르막 봤습니다. 참고하세요."
"내리막 라이고 그린이 빠른 편이라 한 클럽 정도보고
약하게 치는 게 좋습니다. 참고하세요."
인사와 멘트 연습은 그렇게 매일 반복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에 클럽을 쥐고 직접 건네는 연습이 시작됐다.
거리도 재보고, 클럽별 감도 익혀야 했다.
다음은 그 연습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_2025.5.13
M코스 12시 46분 남 4.
1박 2일 팀.
날씨 맑음.
첫 홀 대기선상에서 보통 스트레칭을 하는데
생략하자고 하셨다. 오너를 선정한 뒤에도
시간이 남아서 고객님들과 스몰토크를 했다.
시간과 나이 얘기를 하시다가 갑자기 고객님 중 한 분이
언니는 몇 살까지 골프를 쳐도 된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보셨다.
워낙 개인차가 커서 몇 살 까지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씀드렸다.
비거리가 안 나면 시니어티에서 치시면 되고
힘에 부치면 잠깐 쉬었다가 치면 될 일이다.
걸음이 느리고 비거리가 동반자와 차이가 많이 나면
공을 동반자의 공 근처로 가져와서 치게 되면
진행면에서나 타구사고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많은 경우는 뒤에 쳐진 걸음이 느린 고객님을 캐디가
모시고 나머지 세분이 클럽을 여러 개 가지고 가신다.
제일 안 좋은 건 서로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비거리가
짧고 걸음이 느린 분은 무조건 나를 태워가라 하시고
앞에 계신 3분은 얼른 클럽을 가져와라 내 공을
찾아내라 성화를 부리신다.
오늘 고객님들의 플레이 모드를 봤을 때는 루틴이
4분 다 긴 반면 비거리가 짧으셔서 이제는 시니어티에서
편하게 치시는 게 좋을 거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비거리가 짧은 대신 숏게임이 좋으셔서 칩인버디,
칩인파가 나와서 짜릿하게 기분 좋은 순간들이 있었다.
아마도 고객님들께선 향후 5년까지는 클럽을 절대 못 놓으실 거다.
체력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가 있는 삶이란 너무도 복 된 삶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난 고객님들이 오래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골프를 즐기는 삶이 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