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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오후 Nov 01. 2018

계절이 또 바뀌고 있어요

허수경 시인이 생각나는 아침

어쩌다 보니 시간 가는 건 아는데 계절 바뀌는 걸 느끼지 못하고 삽니다.

시간이 너무나 더디 흘러서 차라리 바닷가 모래알을 세는 게 낫겠다고하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책 만들고 살기로 하고서는 책 만드는 주기

홍보하는 주기에 따라 시간이 바뀝니다.

일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주위의 색이 바뀐 걸 느끼곤 합니다.

이렇게 라도 시간이 말없이 가준다면 좋겠습니다.

올 여름 사랑하는 친구도 떠나보내고 온전한 정신 지키기가 어려웠는데

그래도 계절을 이겨내듯이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허수경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그분의 시보다는 연예인과 이름이 같아 단박 알아보던 시인입니다.

그분의 부고도 여름에 왔습니다.

그분의 투병이 저와 비슷해서 더 안타깝습니다.

외로운 타지에서 그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말이 통하는 지인들이 있는 이곳에서라면

조금더 따듯하지 않았을까요?


그분이 남긴 유언은 자식 같은 세상 여기저기에 내놓은 자신의 글들을 모아

빛을 보게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분만큼은 아니지만

뭐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자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출판일에 지금은 푹 빠져 있습니다.

오래된 편집자,라 자칭하면서

다소 고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이 일에 닿게 도와준 모든 것들에 감사드립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끝이 있고 대부분은 해피엔딩입니다.


오늘 하루도 맑고 밝고 따듯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제가 늘 가는 산책길입니다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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