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서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참 싫다
글을 쓰다 보면 내 안에 꼭꼭 감춰 뒀던 부분을 꺼내야 할 때가 있다.
퍼스트 펭귄…으로 안전가옥 창작에 뛰어들었다가 이거 이렇게 개고생만 하다가 그냥 펭귄으로 끝나는 게 아닌가, 무튼 각종 슬럼프와 다사다난한 생존과 감정 기복을 이어 가며… 모두의 응원 덕에 (응원해달라고 졸라가며… 괴롭혀 가며… 늘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들숨에 건강을 날숨에 즐거움을 얻으소서...)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막 2고를 탈고했다)
초기 기획에서나, 트리트먼트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막상 소설의 형태로 가다 보면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2고를 쓰다가 그 부분이 드러났다. 그래서 쓰다가 멈추고 쓰다가 지우고 노트북을 껐다가 다시 켜고. 방 안에서 한참 혼자 그랬다. 그러다 그냥 자 버렸다. 나름 엔터테인먼트 글쓰기에 익숙하니 기술적으로 쓰면 되겠지 하다가, 그 부분에서 정신적으로 너무 두렵고 괴로웠다.
어릴 적 나는 -전혀 안 꾸미고 안경에 볼펜 꽂은 똥 머리에 팔 토시가 트레이드 마크인 여중 여고 김 반장 이 내 캐릭터였으므로…- 타고난 생김새가 누군가의 눈에 띄는 애라는 걸 전혀 모르고 살았다. 꾸며야 하는 날에는 열심히 꾸몄지만 그게 몸에 밴 사람도 아니었고, 솔직히 말해 엄청 귀찮았다. 격식을 차려야 하거나,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야 최선(?)을 다 했지만… 가끔 기분 전환할 때나…? 무튼 그러고 다녔는데, 뭔가 꾸미면 나쁘지 않아 보였는지(?) 무대에 설 일들이 제법 있었고, 눈에 띄는 일들이 있었던 거 같다. 20대를 돌이켜 보면 말이다. (거기다 인간사 호기심도 많고, 부족한 창작 실력을 세상과 인간을 보는 시야를 넓혀 나만의 경쟁력을 찾아보려고 남들보다 훨씬 발발대며 돌아다녔으니, 더더욱 그랬겠지.)
긴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 놓자면 지루하니 빼고. 대략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스무 살 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적이 있다. 새우도 자기가 함께 할 무리가 있거나, 남들한테 하소연 잘 하는 새우면 모르겠는데, 마이 웨이 스타일에 공동체보단 친한 지인 몇몇과 어울리고 힘든 건 최대한 혼자서 낑낑 뭐라도 해보려고 하던 아기 새우라… 얼굴 없는 이들의 무차별적 폭력에 무척이나 열받았던 기억이 있다. 비판이나 비난까지도 어찌저찌 나랑 다른가 보다 하면 되는데(그 안에서 서로 뭔가 배울 수 있으면 발전일 테고), 기록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덜 익은 인간들이 재미 삼아 던진 그… 그렇게 컴퓨터를 껐다 켰다 하다가 썼다. 기저에 깔린 상처를 끄집어 냈는데, 조금 후련했다. 그 시간들과 거리를 두게 된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