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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Jul 01. 2020

애덤 스미스 국부론 대신 읽기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안 읽은 그 책.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안 읽은 그 책.

국부론을 읽었다. 

실제로 읽어보면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배웠던 내용과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뭐 결국 국부에 대한 내용이다.

국가의 부(Wealth of Nation)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1.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국부론은 말 그대로 국가의 부(Wealth of Nation)에 관한 이야기다. 

'부유함'이라는 개념이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하며, 이의 '총합'을 늘려 나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한다.


먼저 생산물의 가치는 투입된 노동의 총량이라고 이야기한다. 

생산물의 ‘가격’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격이라기보다는 ‘원가’라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투입된 노동량은 '노동의 질'과 '노동의 양'으로 나뉜다.

물론, ‘투입된 노동량은 노동의 질과 양으로 나뉜다’고 정확히 표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면 쉽다. 


노동의 양은 고용된 인구수 x 노동 시간이라서 크게 변하기 어렵다. 

노동의 질은 숙련도, 사용하는 도구, 자원 등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양은 자본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늘릴 수 있고, 

질은 분업과 자유로운 교역을 통해 늘릴 수 있다. 


여기서 분업은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이다.

‘보이지 않는 손’과 더불어 국부론이라고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표현인 핀 제조의 비유도 여기서 나온다.

기술, 노하우, 재료, 노동,물류 등 

'하나의 생산물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분업이라고 보면 쉽다.

분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거래가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로운 거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물류가 발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부유함이란 무엇이냐? 

애덤 스미스는 '개인이 노동을 투입하여 생산해낸 상품을 시장에 판매하여 구입할 수 있는 타인의 노동량'이라고 정의했다.

한 달 동안 일해서 번 돈으로 외투 한 벌을 구입할 수 있다면, 외투 한 벌을 생산하는 데 소모된 타인의 노동을 '지배'한다고 표현한다. 

여기에는 화폐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화폐는 거래의 매개이자 가치의 측정수단일 뿐이다. 부유함의 절대 지표는 지배할 수 있는 노동량입니다.


국부, 즉 국가의 부유함이란 무엇이냐? 간단하다. 개인의 부의 총합이다.

개인의 부를 늘리면 국부가 늘어난다.(간단하다!)


부는 노동의 총량이고, 노동은 질과 양으로 쪼갤 수 있으니까,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를 늘리면 된다. 

노동의 질(Q)을 늘리려면? 인구를 늘리고, 노동시간을 늘리고, 투입되는 자본량을 늘리면 된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노동의 양을 늘려보기로 한다.


노동의 양(P)을 늘리려면? 분업을 촉진하면 된다.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과 거래를 보장하고, 공공교육을 늘리고,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효과적인 자본과 노동의 투입(=자원의 활용)을 저해하는 행위를 막으면 분업이 촉진된다.(그리고 개인의 부는 늘어나고, 국가의 부가 늘어난다)


‘효과적인 자본과 노동의 투입을 저해하는 행위를 막는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애덤 스미스의 핵심 주장이 나온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저해하는 행위’는 민간 혹은 공공기관 가릴 것 없이 마구 행해진다. 자본을 축적한 자본가들은 공정한 경쟁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고, 불법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공공기관은 자본가들의 농간에 놀아나기도 하고 공공기관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새로운 정책이나 규제를 만들어 자본과 노동의 투입 방향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애덤 스미스는,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은 각 개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위적인 조절은 국부의 최대 증진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특정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인위적인 개입은 국방/사법행정/교육/국왕의 품위유지(응?) 등 국가의 존립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에만 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맡기라고 말한다. 

세금도 많이 걷지 말자고 한다. 어차피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 - 국방, 사법행정, 교육, 국왕의 품위 유지(!) - 이 생각보다 적고, 하는 일보다 더 많이 세금을 걷는다면 결국 쓸데없는 자원을 낭비할 뿐이니까 말이다.




2. 그놈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1970년대 이후 주류로 등장한 신자유주의자들은 애덤 스미스/국부론/보이지 않는 손을 떠받들었다. 

그런데 나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단어를 딱 한 번밖에 못 봤다.


쉽게 말해서 ‘보이지 않는 손’은 개인이 국부 증진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국부가 증진되는 결과가 나온다는 말이다. 원인(혹은 의도)과 결과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이끌려 다니기만 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애덤 스미스는 "인위적인 방향이 자본이 스스로 투입되었을 방향보다 사회에 더욱 유익할 것인가는 결코 확실하지 않다."라고 했을 뿐이다. 자원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지를 각 개인은 분명 알고 있지만 국가는 개인보다 더 잘 알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보통은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그대로 하지 않는(로비에 의해) 경우가 많고, 또 대부분의 경우에 어떤 정책을 실행하더라도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가와 관료의 결탁을 경멸했다. 공정경쟁을 위한 사법행정을 강조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유리한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을 가져오면서 독점방지법이나 공정한 사회 정의(justice)는 말하지 않았다.




3. 인위적인 개입과 자유경쟁


애덤 스미스는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자유경쟁의 우월함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자유경쟁’이라고 하면 바로 경쟁에서 뒤처진 개인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중상주의자를 공격하기 위해 국부론을 썼다. 

사회주의자는 그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다.  


국부론에서 ‘더 부유해졌다’는 말은 결국 더  많은 노동을 지배한다는 말이다.

더 많은 노동을 지배한다는 말은 

‘더 많은 노동이 들어간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라는 말이다. 


즉 불평등이 심해졌는가, 아닌가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직접 연관이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애덤 스미스가 이야기하는 부는 절대적인 부, 즉 지배할 수 있는 노동량이다.

1년 전에는 월급으로 국내 여행만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유럽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 노동자는 더욱 부유해진 거다. 


국부론은 국가의 부, 즉 부의 총량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회를 살아가는 각 개인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 한 책이 아니다.


불평등에 대한 그의 견해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는 불평등한 나라가 '좋다'라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국부의 총량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키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라고만 이야기한다.




4. 꼭 한번 읽어보세요.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요약하자면 국부론은

국부를 늘리려면 개인의 부를 늘려야 한다.

개인의 부를 늘리려면 분업을 촉진해야 한다.

분업을 촉진하려면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하고 거래되어야 하고

효과적인 자본과 노동의 투입(=자원의 활용)을 저해하는 불공정 경쟁과 막고 사법정의를 세우면 된다. 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부론을 읽어보면 재화의 본질가치와 시장 가격의 구성요인, 임금격차의 요인, 보호무역의 부당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해야 하는 경우, 화폐경제의 의미, 식민지 유지의 득과 실, 정책 입안의 불확실성, 세입과 세출의 매칭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야깃거리가 굉장히 많다. 12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번역이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는 이야기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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