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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May 13. 2020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그 때 너는 그랬었지

나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은 힘이 세다

타협하기 전의 내 모습

체념하기 전의 내 얼굴을

뭔가를 포기하기 전의 내 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 너는 그랬었지

라고 하면서

내가 뭔가를 타협했음을

어떤 걸 체념하며 살고 있음을

무언가를 포기할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글도 마찬가지다

아주 오래 전 쓴 글을 읽다보면

이걸 쓴 그 때의 나를 의심한다

오래된 나가 지금의 나를 가르친다


글쓰기는 어쩌면 내 삶의 순간순간에

나의 스승을 심어두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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