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너는 그랬었지
나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은 힘이 세다
타협하기 전의 내 모습
체념하기 전의 내 얼굴을
뭔가를 포기하기 전의 내 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 너는 그랬었지
라고 하면서
내가 뭔가를 타협했음을
어떤 걸 체념하며 살고 있음을
무언가를 포기할 수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글도 마찬가지다
아주 오래 전 쓴 글을 읽다보면
이걸 쓴 그 때의 나를 의심한다
오래된 나가 지금의 나를 가르친다
글쓰기는 어쩌면 내 삶의 순간순간에
나의 스승을 심어두는 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