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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May 28. 2021

'괜찮긴 한데 아무래도 벽이 좀 휑한 것 같아요.'

이런 내용을 뉴스레터에 써도 될까?

1.

카페 광주미용실을 찾아주신 분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괜찮긴 한데 벽이 좀 휑한 것 같아요.'



2.

저도 참 고민이었습니다.

휑한 느낌은 둘째 치고라도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드리다 보니

찾아오신 분들이 커피와 소금빵을 기다리시는 동안

뭘 해야 할지 뻘쭘해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

커피와 소금빵을 받아가는 로스터리 카페 이지만

있는 동안에라도 흥미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계속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저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티모르 테이블, 카페 광주미용실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뭔가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4.

손님 한 분이 디카페인 커피를 달라고 하셨습니다.

산미를 좋아하시는지 여쭤보니

'밤에 탄 402번 버스'로 주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5.

커피를 주문한 분은 많았지만

저희의 커피 이름을 부르면서 

주문하신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떻게 아셨냐고 하니

인스타그램에서 봤다고 하셨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timortable/



6.

칵테일을 시킬 때 우리는 우리의 취향에 맞춰

그 칵테일의 이름으로 주문을 합니다.

커피도 아메리카노 주세요.

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료처럼 이름을 불러서

주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7.

그래서 '차림표'를 만들어 붙이기로 했습니다.

카페에서 드릴 수 있는

저희 티모르 테이블의 커피를 벽면에다 꾸몄습니다.

아래에는 해당 커피에 대한 설명도 붙였습니다.



8.

설명을 보시고 손님분께서

자기에게 맞겠다 싶은 커피를 주문해서 드신다면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곳에서.'라는 티모르 테이블의

생각을 구현하는 방법일 것도 같습니다.



9.

사실, 이번 뉴스레터를 쓰면서


'카페 벽면을 커피 브랜드로 꾸몄습니다.'

이런 내용을 굳이 써서 알려드려야 하나?

고민했었습니다.



10.

하지만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티모르테이블은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세상을

티모르 테이블을 커피를 통해 구현해보고 싶습니다.

이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알려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0.

카페 영업을 한 지 3주 차입니다.

개업 효과인지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여기에 카페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하시면서

찾아주시는 분들은 계속 늘고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출은 매주 2배씩 늘고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계속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카페 광주미용실에서

원두와 RTD(Ready To Drink) 커피도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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