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놀로 블라닉의 삶

구두의 완성, 에세이 다이어리, 협상의 전략, 장 모네, 고마운 그녀

by Caesar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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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략의 구두 모양이 나왔다.
2월 둘째주 쯤 되면 간단한 펌프스 구두를 만들어낼 것 같다.

계속 그림만 그리고 패턴만 자르다가
망치로 두드리기 시작하니 기분이 색달랐다.
뚝딱뚝딱 하는 망치 소리가 들리는 순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취미 하나를 갖게 되었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았다.

구두 선생님께서 과정이 끝나더라도
한번씩 와서 만들라고 하셨다.

처음의 다짐대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구두를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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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두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의 공식 사이트에는
한 때 창업자인 마놀로 블라닉이 스케치하는 사진이 걸려있었다고 한다.
골방에서 연필과 지우개를 들고 구두 스케치를 한참 보고 있는 사진이다.

73세이고, 정말 유명한 디자이너이자 경영자이지만
여전히 그는 고민하고, 스케치하고, 지우고, 다시 그린다.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마놀로 블라닉은
‘나는 늘 비슷한 옷을 입고, 똑같은 집에 30년 넘게 살고 있다.
날 흥분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건 아주 익사이팅한 무엇이나 돈이 아니라,
단지 아름다운 무엇을 만들어내는 순간이다.’ 이라고 했다.

단지 아름다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다른 사람의 웃음을 보기 위해 살아가는 삶.

그 삶을 위해서 73세에도
여전히 고민하고 스케치하고 지우고 다시 그리는 삶은
무척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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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월의 반이 지나가도록 다이어리를 사지 못 해서
올해는 그냥 스마트폰에 의존해야겠구나… 싶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을 잘 담을 수 있는 다이어리를 받았다.
기록될 모든 일상들이 ‘수필처럼’ 느껴질 듯 싶다.
열심히 쓰기만 하면 된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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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정민형님이 다시 추천해주신
'협상의 전략’을 읽었다.
‘전략’을 직설적으로 알려줄줄 알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역사책이었다.
협상이 어떻게 역사를 바꾼 스무가지 순간을 자세히 설명하는 책이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유럽 석탄철강공동체조약을 이끈 ‘장 모네’라는 사람이었다.
그를 다룬 6장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는 문제를 대할 때 이론보다는 실용적 접근을 선호했으며,
모두가 현실의 장애를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할 때
그는 자유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숭고한 이상을 밀어붙였다.’

정말이지,
내가 배우고 싶은 균형감각이다.
균형감각 뿐만 아니라,
으르렁하는 두 측을 설득해 다시 협상장으로 불러내는
장 모네의 인내도 인상적이다.


#5.
비단 국가 사이에서만 그렇겠는가.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에서 혹은 풀기 힘든 일 앞에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이 책에서 마주 했던 인물들이 기억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자기 계발서 같기도 하다.
좋은 책 추천해주신 형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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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녀는 계속 나를 보고 있다가
내가 잘려고 누우면
내 머리맡으로 얼른 뛰어올라온다.
그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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