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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Apr 24. 2022

일주일 부탁받았는데 9년 넘게 같이 산 고양이

그 고양이를 닮은 커피


고양이랑 함께 산 지 10년이 되어갑니다.


2013년 10월 어느 날

일주일 정도만 부탁받은 고양이인데

다시 데려가기 귀찮음 혹은

그동안의 시간이 만들어 준 정(?)으로 인해

예상보다 기간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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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름은 '우라라' 였는데

그 이름을 지은 사람에게

왜 그렇게 지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답변을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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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어머니가 이름이 뭐냐고 해서

우라라.라고 했더니

이름이 어렵다.

얼굴이 예쁘니 미옥이라고 하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게 예쁜 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은

미옥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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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고양이는

미옥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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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고(Grab-N-Go) 레스토랑

'화이트 폭스'를 운영하는

5000억 원대 창업가가 있습니다.

화이트 폭스는 우리말로 하면 '백여우'인데

그 창업가의 부인이 '백 씨'셔서

어렸을 때 백여우라고 놀림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창업가는 아내가 놀림받은 그 이름을

사업화/브랜드화하여

좋은 기억으로 남겨주고 싶어

그렇게 지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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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를 보고 문득 새로 만들어두었던

신제품 커피가 그 고양이가 내게 주었던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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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르 테이블 스물한 번째 커피

우라라 혹은 미옥이


동티모르 커피와 케냐 커피를 블렌딩 하였습니다.

한 모금 들이키면

동티모르 커피 본연의 향과 산미가 느껴집니다.

경쾌하고 달콤한 그레이프프루트 맛이,

마지막 감칠맛이 바로 다음 모금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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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지만

언젠가 아들이나 딸이 생기면

그 친구들의 이름을 딴 제품을

만들어보고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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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인생은여름방학처럼 

#업무는처음연애처럼

또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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