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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Jan 04. 2023

여사친과의 결말, 남사친과의 결말

갑자기 그 사람이 글을 같이 써보자고 했다.

여사친과의 결말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연인이 되거나, 서먹서먹해지거나.


남사친(?)도 마찬가지인 게.

중/고등학교 때.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우리는 매일 특별한 약속 없이도 만났다.

그렇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

동창同窓이 된다.


그중에서도 각자의 성향이 비슷하거나

서로의 열망을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고

그런 사람들끼리 친구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친구라도,

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매일 볼 수는 없고

서로의 일정을 염려하며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만나게 된다.


그러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연락이 뜸해지게 되면

어느 순간 서먹해지기 쉽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소통할

'이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참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많이 벌였다.

그 말도 안 되는 일에 많이 함께 한 사람이 있었다.


@jiikpark과는 함께 법인을 만들기도 했고

팟캐스트도 해 보았고

뭐 하여튼 여러 가지를 많이 했었다.


뭔가를 해보자고 처음 이야기 한 건 나였고

오 그 생각 좋다. 하며 함께 해 준 건 그였다.


덕분에 나는 내 명분에 자신감을 얻고

밀고 나아가 볼 수 있었다.


그 여러 가지는 다 결과가 그리 좋지는 못 했다.

그에게 미안한 일이다.


그래도 '이유'가 많아서

만난 지가 20년이 넘어가지만

대학로에서 막걸리도 참 많이 마셨고

서울대입구에서 이야기도 자주 했고

왕십리도 엄청 걸어 다녔다.


알게 된 지 20여 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

모두가 선뜻 나서준 그 친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그가

작년 마지막에서 두 번째 송년회 때 그 친구가

같이 글을 써보자고 했다.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가 먼저 뭔가를 해보자고 했던 일은.

무척 반가웠다.


글 모음 제목도 그가 정하고

나를 초대했다.


이번 '이유'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

사실, 결말이 뭐가 중요한가.


우리가 또 이렇게 소통할 계기가 생겼다는 게 중요한 거지.


프롤로그를 써야 한다고 해서 쓰긴 썼다 ㅋㅋ

소소하게 꾸준히 같이 써보자고 했다.

그래봐야겠다. #2023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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