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집이 영업을 멈췄다.
일주일에 한두 번 많을 땐 세 번씩 가서
점심을 먹었던 곳이다.
2만 원을 들고 가도 두 사람 밥 먹기가
가능할까 걱정하는 시대에
좋은 가격으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곳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음식을 조리하시던 부인 사장님 건강이
조금 안 좋아지셔서 그랬다고 한다.
완전 종료는 아니니 폐업이라기보다는
휴업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평일 오후 4시쯤에 한 번씩 받는 문자가 있다.
‘정말 죄송한데…’로 시작하는 그 문자는
‘택배 마무리가 된 것은 아는데..’로 이어졌다가
그래도 커피를 갖다 주실 수 있냐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연락을 놓칠 정도로
정신이 없으셨던 거다.
엄청 다양한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돈이 많든, 적든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는
‘팔자 좋은’ 사람은 없었다.
능력이 부족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자동으로 돈이 벌리는’
어떤 아이템을 발견하지도 못했다.
어떤 일에 성과를 내는 일은 무척 어렵다.
창업은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성과를 내도 끝이 아니다. 더 큰 성과를 내야 한다.
더 큰 성과를 냈더라도 몸이 따라주지 못하면
더 이상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이 있고
그걸 해나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인 듯싶다.
백반짐 부인 사장님 건강이 좋아지셔서
다시 그 상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다시 송파와 성수로 ㅎㅎ
#2023_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