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에 사시는 분이 나를 보더니 말했다. 4층에서 3층으로 고양이 새끼가 떨어졌어요. 엄마 고양이가 계속 울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가서 보니 정말 새끼 고양이가 스티로폼 박스에 앉아 있었고 나를 보더니 후다닥 도망갔다. 위를 보니 엄마 고양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도망간 고양이는 찾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작은 고양이는. 없네 없어. 하고 가려다가 그냥 가면 얼마나 마음이 찝찝할까 싶어 고양이 울음소리 앱을 켜고 1시간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너무 덥고 힘들어 이제 그만. 해야겠다 싶었을 때 각목 더미 안에서 고양이 눈을 봤다. 손으로 꺼내니 발톱을 내더라. 새끼라 아프지 않았다. 엄마 고양이가 잘 먹였는지 통통했다. ‘은혜 갚은 고양이(!)’를 기대하며 놓아주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갔다. ㅋㅋㅋ
이런저런 이유로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을 다 하지 못했다만 ‘은혜 모르는 고양이(?)’를 만나 마음은 나쁘지 않았다. 계절이 바뀔 때쯤 생각이 날듯 하다. 혼자서 동물농장 찍은 오늘이. #2023_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