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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Aug 14. 2017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대신 읽기

왜 우리 모두의 꿈은 건물주가 되었을까?

생산력이 증가하는데 왜 임금은 겨우 생존할 수 있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가? 즉 생산력이 증가하는 ‘진보’를 이루었는데도 생존 최저임금이라는 ‘빈곤’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헨리 조지는 탐구했다.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의 핵심 내용은 네 가지다.


1. 물질적 진보를 이루었는데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흔히 임금기금설과 맬서스의 인구론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 


2. 진보와 빈곤이 함께 커지는 이유는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지주가 토지가치를 차지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토지사유제에 있다.


3.  진보와 함께 나타나는 빈곤을 타파하려면 지대의 개인 소유를 합법으로 보장하는 토지사유제를 없애야 한다. 그러나 이미 토지사유제가 관습화된 나라에서는 토지를 공유화할 필요까지는 없고, 단지 해마다 토지의 연간 임대가치인 지대를 정부가 환수하고 다른 조세를 면제하는 지대조세제(land value taxation)를 실시하면 된다.


4.  지대조세제 개혁은 생산을 증대할 뿐만 아니라, 분배 정의를 높이고, 모든 계층에 이익이 되며, 나아가 더 높고 고상한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임금기금설과 인구론 비판]


1. 임금 기금설 비판

‘임금기금설’은 노동자 1인당 임금이 ‘자본의 양/노동자 수’ 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노동자 수는 자본이 증가하는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임금은 노동자의 생존과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최저 금액으로 낙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금은 자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실제 임금은 그 대가로 지불되는 노동의 생산물에서 나온다.


2. 맬서스의 인구론 비판

맬서스의 인구론은 인구는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생존물자는 산술급수로 증가하기 때문에, 

1인당 생존물자, 즉 ‘생존물자/인구 수’는 감소할 수 밖에 없어 빈곤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상 임금기금설과 같다. 

임금기금설은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면 자본을 지금보다 더 잘게 나누어야 하므로 임금이 하락한다는 것이며, 맬서스의 인구론은 인구가 증가하면 생존물자를 더 잘게 나누어야 하므로 빈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본과 생존물자, 노동자 수와 인구를 각각 같은 것으로 보면 두 명제는 내용과 형식에서 똑같은 것이 된다.


맬서스 학설에 대해 최종적인 사실 검증을 하기는 쉽다. 

‘인구 증가가 임금을 감소시키고 빈곤을 초래하는가?’하는 질문은 

‘단순히 인구가 증가하면 추가 노동이 생산하는 부의 양이 줄어드는가?’ 하는 질문과 같다.



[진보와 빈곤의 원인과 해결책]


생산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다. 

토지라는 용어는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기회와 힘을 뜻한다. 

'노동'은 인간의 모든 노력을 의미한다.

'자본'은 더 많은 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부를 의미한다. 

총 생산물인 '부'는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대가로 모두 분배된다.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대'라고 한다. 

노동 사용의 대가를 '임금'이라고 한다. 

자본 사용의 대가를 '이자'라고 한다.


‘부=지대+임금+이자’이기 때문에, ‘부-지대=임금+이자’가 된다. 

이와 같이 임금과 이자는 노동과 자본의 생산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물 중 지대를 공제하고 난 뒤의 잔여, 즉 사용 토지 중 가장 열등한 토지의 생산물이다.


진보하는 지역에서 생산력이 증대하는데도 임금과 이자가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열쇠가 바로 지대 상승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대선은 생산의 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대가를 말한다.

총생산 중에서 지대선 아래에 놓이는 부분은 임금과 이자가 되며, 지대선 윗 부분은 지대로서 모두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된다.


인구 증가가 부의 분배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인구 증가 자체만으로도 노동의 생산성은 증대한다.

광대한 평원에 정착자들이 차례로 들어와 마을을 이루어 갈 때, 인구 밀집 때문에 마을의 중심지 토지에 결부된 생산력은 토지의 비옥도가 수백 배, 수천 배 증가한 것과 맞먹는다.

인구의 증가는 지대를 상승하게 하고, 그 결과 총생산 중에서 임금과 이자의 비율을 감소하게 한다



기술 개선이 부의 분배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자.

노동절약적 개선의 효과는 부의 생산 증대로 나타난다.

동시에 노동절약적인 개선은 토지에 대한 수요를 증대하게 한다.

기술 개선은 인구 증가처럼, 지대를 올리고 그 결과 총생산 중에서 임금과 이자의 비율을 떨어뜨린다.



토지투기는 정상으로 형성될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바라면서 토지를 보유하는 행위로서 미래의 토지가치 상승에 대한 확실한 기대 때문에 생긴다.

진보하는 사회에서는 보통 토지가치가 꾸준히 상승한다는 사실 때문에 미래의 토지가치 상승에 대한 확실한 기대가 형성되고, 이 기대가 토지 투기를 일으킨다.

그래서 토지를 부의 생산에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며, 이에 따라 생산의 한계는 생산적 필요성에 의해서보다 더 낮아진다.

그 결과 지대를 정상이 아닌 투기적으로 상승시켜, 물질적 진보는 임금을 상대적으로만 아니라 절대적으로도 감소하게 한다.


진보 속의 빈곤의 원인, 곧 생산력이 향상하는데도 임금이 겨우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최저액에 머무는 이유는 생산력의 향상과 더불어 지대가 더 큰 비율로 상승함으로써 임금이 낮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부의 분배가 불평등한 가장 큰 원인은 지대를 전유할 수 있는 토지 소유의 불평등 때문이다. 토지가 독점되면 물질적 진보가 크게 이루어져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 노동밖에 가진 것이 없는 계층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물질적 진보는 토지가치를 올리고 토지 소유의 힘을 강하게 해줄 뿐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토지 소유는 귀족층의 근거이자 거대한 재산의 기초이며 권력의 원천이다. 


빈곤을 타파하고 임금이 정의가 요구하는 수준, 즉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전부가 되도록 하려면 토지의 개인소유를 공동소유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토지사유제가 관습화된 나라에서 토지를 국유화해서 임대하는 무리한 방식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지대 전체를 조세로 징수하고 다른 조세를 면제하는 지대조세제를 실시하면 된다.

정부 손질을 충당하기 위해 징수하는 조세 가운데 최선의 조세는 다음과 같은 조건에 가장 가까운 조세이다.


(1) 조세가 생산에 주는 부담이 가능한 적을 것

(2) 조세를 징수하기 쉽고 징수 비용이 저렴하며, 조세가 가능한 궁극적인 납세자에게 직접 부과할 것

(3) 조세가 확실성을 가질 것.

(4) 조세 부담이 공평할 것.



(1) 조세가 생산에 미치는 영향.

토지가치에 대한 조세는 다른 조세와는 달리, 생산을 억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투기성 지대를 무너뜨려서 오히려 생산을 증대하는 경향이 있다. 토지 세액이 실제 지대에 근접하는 경우에는 누구든 사용하지도 않을 토지를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토지는 실제로 사용할 사람에게 개방해서 더 많은 생산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2) 징세의 용이성과 저렴성.

토지는 감추거나 어디로 가져갈 수 없으며, 가치 평가가 쉽고, 일단 세액을 평가하고 나면 세액을 수납하는 인력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3) 조세의 확실성.

토지가치에 대한 조세는 개량 여지가 가장 적으며 가장 확실한 조세이다. 토지는 옮길 수도 없고 감출 수도 없으며, 이 조세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므로 당국의 과세액 평가와 징수는 부정이 개입되기 어려운 확실성을 갖게 될 것이다.


(4) 조세의 공평성.

진정 정의로운 과세란, 노동소득이 아닌, 사회가 창출하는 가치인 토지가치를 징수해 사회의 공공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개혁의 효과와 인간 진보의 법칙

첫째, 지대조세제가 부의 생산에 미치는 효과.

지대조세제 이외의 조세가 없어지면 생산은 활기를 띨 것이다. ... 지대조세제 하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토지를 갖고 있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지고, 어느 곳에서든지 사용하지 않는 토지를 사용해 부를 생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개방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노동에게 개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자가 노동 수요가 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임금은 상승하고 고용주가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p83-84)


둘째, 지대조세제가 부의 분배에 미치는 효과

지금은 독점되어 있는 자연의 기회를 개방하고 지가를 떨어뜨려서 임금과 이자를 크게 올린다. 노동과 자본은 지금 내고 있는 세금을 안 내는 이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투기적인 토지가치의 하락으로 지대가 적극적으로 하락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 사회가 지대를 징수해 공공의 용도로 사용하면 지대 상승분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셋째, 지대조세제가 부의 분배에 미치는 효과를 통해 다시 생산에 미치는 효과.

노동능력의 증가.


넷째, 지대조세제가 개인과 계층에 미치는 효과.

임금으로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 자본소득으로 사는 모든 사람들(가게 주인, 상인, 제조업자, 행상 등)에게 혜택을 준다.

자가 소유자는 토지에 대한 세금은 더 내겠지만 자기 주택이나 개량물, 가구와 같은 개인 재산, 가족이 먹고 마시고 입는 모든 것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 또 임금 상승, 안정된 고용, 화기 있는 거래 따위로 손질이 많아진다.

자영 농장주 혹은 자작 농민의 경우. 모든 세금을 토지가치에 매기면 단순 노무자 이상의 모든 계층 중에서 이 사람들이 가장 큰 덕을 본다. 지대세는 토지가치가 비교적 낮은 농업지역이 아니라 토지가치가 높은 도시지역에 가장 무겁게 낙찰되기 때문에 토지가치에만 과세하면 농장주가 큰 이익을 얻게 된다.

대지주의 경우. 지대를 모두 조세로 징수하면 그의 거대한 소득이 줄겠지만, 건물은 그대로이며 건물과 기타 여러 형태의 동산에서 생기는 손질은 그대로이다.


다섯째, 사회조직과 사회생활에 미칠 효과

정부의 기능이 크게 간소화된다.

임금이 상승하고 모든 사람에게 자연의 기회가 개방되어 사람들이 쉽게 생활해 나갈 수 있게 되어 사회에 도둑, 사기꾼, 기타 부의 불평등한 분배 때문에 생기는 범죄자가 없어진다.

물질적 진보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져서 지대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므로 토지세 손실은 막대한 잉여를 낳고 잉여액도 점점 많아진다.

정부의 성격도 변화해 사회라는 거대한 협동조합 관리를 맡게 된다. 정부는 단지 공동재산을 공동의 이익을 우해 관리하는 주체가 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기업에서는 노동조직이 협동조합 방식을 취할 것이다. 부가 더평등하게 분산되면 같은 사람이 자본가 겸 노동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궁핍에 대한 두려움이 탐욕을 불러오는데, 지대조세제가 실시되어 궁핍과 궁핍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탐욕을 절제할 수 있다.


현재 사회에서는 분배 상태가 매우 불공정해서 각자에게 충분한 부가 돌아가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궁핍하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를 갖기 위해 욕심을 부린다. 그러나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면 모든 사람이 궁핍해지는 두려움에서 풀려나므로, 품위 있는 상류사회에서 음식을 탐하지 않는 것처럼, 부에 대해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현대 문명 속에 과거의 모든 문명을 파괴했던 원인이 드러나고 있다.

토지 사유제에서 비롯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정치적 민주주의만으로는 무정부 상태와 전제정치로 빠지게 될 것이고, 결국 문명은 쇠퇴하고 말 것이다.



진보와 빈곤 짧은 영상 : https://youtu.be/M6sj1Cv1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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