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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Jun 01. 2024

SK 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

서울고등법원 가사 2부 이혼소송 판결의 사회적 의미

"재산분할 1조 3,800억, 위료 20억"


해병대 수사 특검, 북한의 대남도발 등 2024년 5월 대한민국 방송가의 핫뉴스를 단숨에 압도하는 헤드라인이다. 대한민국 재계 서열 2위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1987년 6 공화국의 서막을 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을 심리한 2024년 5월 30일 서울고등법원 가사 2부 판결이 화제이다.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을 "세기의 결혼"으로 표현하지만 "세기의 이혼"이라는 말이 대한민국 재벌그룹 SK에서 탄생할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연봉 1억이 안 되는 50대 중반 평범한 직장인은 3,800억 도 가늠이 안 되는데 앞에 1조가 붙어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그것도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은 56년 인생에 전무후무한 충격적인 판결이다.



그렇다면 최태원-노소영 두 사람의 이혼이 이같이 사회적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인연이 끝나서 헤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인데, 남녀의 이혼이 이 같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에서 재벌의 결혼과 이혼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삼성 이재용 회장과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삼성가 맏사위 임우재,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탤런트 고현정 등 기억 속에 재벌의 결혼과 이혼은 톱뉴스였지만 현재의 SK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처럼 파급력은 없었다.


그렇다면 SK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이 대한민국 전 국민이 관심을 갖게 한 요인은 무엇일까? 가사소송은 일반적으로 비공개가 원칙이고 부부의 분쟁사유가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흔치 않다. 따라서 금번 소송 관련 뉴스를 접했을 때 두 사람의 이혼사유에 대한 구체적 사실은 알지 못했다. 최태원 회장이 혼외자가 있고 노소영 관장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했다는 사실이 전부였다. 그러나 언론에서 보도한 서울 고등법원의 판결문 내용을 보건대, SK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은 여타 재벌의 이혼소송과는 다른 세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윤리적, 감성적 프레임을 갖고 있다. 베일에 싸인 이 같은 사실들이 공개되며 이혼사유에 대한 책임공방이 부부 당사자를 넘어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까지 소환하는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1. 청산해야 할 정경유착의 그림자, 부부 재산분할의 공정성 등 사회정의 실현


SK그룹 은 글로벌 기업 삼성의 뒤를 이어 국내 재계서열 2위인 최고의 대기업이다. 창업주인 선친 최종현 회장과 당시 6 공화국 노태우 대통령이 대한민국 권력의 상징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사돈이 됨으로 재계와 정계가 긴밀히 유착하는 커넥션이 탄생하였다. 그 결과 SK가 현재의 위치까지 급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금번 판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이 법원에 제출한 메모 등 증거자료 등을 재판부가 노소영 관장의 재산분할의 논리적 근거로 판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한 이유이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여성의 사회참여활동이 증가하면서 최근 이혼 소송에서 여성의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 범위를 넓게 보는 추세이지만 금번 판결에서처럼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까지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하여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재산의 35%를 부인 노소영 관장에게 분할하라고 한 판결은 부부가 공동으로 이루어 낸 경제적 성과에 대해 공정한 분배원칙을 제확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 일부일처제, 유사배우자, 혼인의 순결 등 헌법적 가치 훼손

    

금번 세기의 이혼소송 판결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판사의 태도와 판결문 표현이다. 사건을 심리한 고등법원 판사는 최태원 회장을 지칭하며 "도저히 이럴 수는 없다"라면서 가장으로서 가정을 방치한 최태원 회장을 나무랐다고 한다. 법적으로 이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녀에게는 고급주택을 제공하면서도 법적 부인에게는 1심 소송 이후 신용카드 지원중단 및 건물 퇴거조치를 위한 명도소송까지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경제적 지원을 중단한 것은 법을 논하기 전 보편타당한 사회규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인다.


더욱이 노소영 관장과 사이에 자녀가 있음에도 그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가장으로서 굳건히 보호해야 할 가정을 지키지 못한 행위는 같은 남자로서 용서받지 못할 행위이다. 그 결과 장모와 딸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자료는 최태원 회장에게 화살이 되어 그의 가슴을 조준하였다. 또한, 판결문에 명시한 '일부일처제', '유사배우자', '혼인의 순결' 등 헌법적 가치를 위배하였다고 인용한 표현들은 가정의 의미가 퇴색해져 가는 요즘 세상에 단어가 내재한 원초적 의미 이상으로 바람직한 가정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최태원-노소영 세기의 이혼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권력과 재벌의 정경유착, 여성의 가사노동에 대한 재산분할권 확대, 가정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공정과 정의, 가정의 가치 등 많은 교훈을 배우게 하는 교과서 같은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기대된다. 드라마 속 신구 씨 대사처럼 4주 후에 볼 수 있을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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