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편안함'인지..

『편안함의 습격』리뷰

by 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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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지은이) 마이클 이스터, (옮긴이) 김원진, 수오서재, 2025-06-24.




편안함의 이름으로


우리가 살아온 방식은 불편함을 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동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배고픔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많은 음식들을 주변에 늘 보관하기를 원하고, 추위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실내를 만들어 그 안의 온도를 조절했다. 따지고 보면 인류의 문명 자체가 불편함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편안함의 습격』은 인간이 만들어 온 이러한 편안함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되묻는다. 인간이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구축한 것들이 돌아보면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인가. 이 책 곳곳에서 이러한 의문들에 과학적 근거들을 보태며 편안함이 인간을 망치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류가 진화한 방식을 따져보며, 250만 년이라는 인류 진화의 길을 거스르는 방식을 편안함의 이름으로 선호한다면, 인간의 몸은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과거 100년, 1000년 그 이상의 과거와 비교해 따져 보면 사람의 기대수명은 엄청 늘었다. 이는 분명 문명이 편안함을 찾은 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훨씬 늘어난 기대수명을 살 동안 아픈 몸으로 약에 의지한다면, 늘어난 기대수명만을 예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다.



분명 저자도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닌 거 같다. 저널리스트이자 교수라고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문명을 빼곤 직업도 없으리라. 문명을 거스르자는 것보다 인간이 신체적 건강함과 문명의 건전함을 찾고자 하는 것일 테다.


그래서 저자는 직접 문명을 떠나 알래스카 북극권에서 한 달을 지낸다. 이동하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쉬운 게 없다. 먹을 것도 직접 사냥한다. 여러 생태적 조건을 고려해서 늙은 수컷만이 대상이 된다. 그러면서 겪는 체험들은 불편함과 문명의 편안함에 대한 성찰을 전달한다. 저자가 사냥을 하면서 겪은 것들은 그냥 지나치기에 사람들에게 뭔가 던져주는 '불편함'이 있다. 사냥은 먹거리는 구하는 행위다. 그런데 지금 사냥해서 먹고사는 인류는 극소수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먹을 것을 직접 구하지 않는다. 특히 동물의 사체, 고기는 더더욱 그렇다. 자본주의적 대량도축 방식으로 소비자는 고기의 삶과 죽음의 순간을 경험하게 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이 생략되면서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대하는 방식에도 이전 인류의 그것과 다르게 됐을 것이다. 먹을 고기를 마트에서 바구니에 담는 것과 살아있는 생명을 손으로 잡아 손질해서 먹는 것과 같을 순 없다. 또한 대량으로 고기를 얻기 위해 과도하게 사용되는 약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늘 지적되는 바다.



몸의 불편함을 찾을 수록 사람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주장이다. 자연 속 걷기, 달리기, 쪼그려 앉기, 러깅(짐들고 이동하기) 같은 것들.

책은 코로나가 끝날 즈음 쓰인 거 같다. 코로나 자체가 인간이 겪어야 되는 불편함을 생략하려는 과정에서 등장한 것은 아닌지. 편안함이 무엇을 위한 편안함인지 인간인 우리가 생각안하면 누가 생각할까.





(편안함과 환경문제, 그리고 편안함의 극단인 인공지능은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아마 언급을 못했다기 보다 이걸 포함하면 주제도 분량도 쉽지 않았을 거 같다.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지만 두 문제는 편안함 문제의 극단에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지만, 무언가를 하기도 참으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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