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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정신과 의사 May 31. 2020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에서 책이 소개되었습니다

(덧, 출간 축하 말씀에 대한 감사)




  세상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면이 완벽한 사람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사람도 없다. 대개 우리의 많은 면은 그저 그렇고, 몇몇 부분은 꽤나 괜찮고, 어떤 부분은 참 별로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긍정 에너지만으로 차오른 사람은 없다. 마음의 많은 부분은 심드렁하고, 일부는 열정적이거나 헌신적이다. 마음에는 우울, 불안, 두려움의 영역도 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은 이런 영역의 농도가 과하게 짙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우울, 불안, 초조, 공포, 건강하고 단단한 내 내면의 다른 부분들에 비해 약하고 무력한 영역이다.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의 모자란 다섯 번째 아기 고양이다. 어미가 길 잃은 막내 고양이에게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니’ 라며 윽박지르고 화를 내듯 우리는 보통 스스로의 힘든 마음을 비난한다. ‘또 시작이야, 도대체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야,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려.’ ⠀ ⠀

  미우나 고우나 나의 일부, 막내 고양이 같은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오히려 쥐어박고 혐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것만 아니면 내 삶이 훨씬 나을 텐데’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

⠀‘저것 때문에 내 인생이 이래’, ‘저것만 없었으면 삶이 참 괜찮았을 거야’ 평소 우리가 하는 말로 옮기자면 이런 마음이 아닐까. ⠀

⠀(중략)

  말썽꾸러기 고양이는 자신이 말썽을 피우는지조차 모른다. 어미를 화나게 하려 하거나 일을 망치려 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길을 잃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길을 잃고 접시가 엎질러질 것이란 예상도 못한 채 장난을 치다 우유를 쏟는다.

  힘든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이루어지는 원리, 뇌의 생리 때문에 더 이상 우울하지 않아도 될 때인데도 슬펐던 기억에 잠긴다. 어린 시절의 아픔, 살면서 겪었던 잊지 못할 상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속에, 뇌에 흉터를 낸다. 이렇게 생긴 마음의 흉터는 성인이 된 내가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도 우울과 불안을 야기한다. ⠀

  길 잃은 아기 고양이를 겨우 찾았을 때 화를 내고 윽박지른다고 아기 고양이가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 잡을까? 오히려 서러움에 더 악을 쓰고 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 마음속 철없고 상처받은 나는 외면할수록 더 크게 운다. 왜 스스로마저 내 마음을 몰라주느냐고, 왜 이렇게 슬퍼하는지 알지 않느냐고. ⠀



"오늘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두형의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중에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 ⠀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오늘 사랑 아직 끝나지 않았다, 5/29' 중에서)



  즐겨듣던 방송에서, 한결같이 좋아하던 분의 목소리로 제 글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합니다.





  덧, 출간 축하말씀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 블로그를 들러주시는 분들은 보통 하루에 수백여 분 남짓입니다. (브런치에는 해당 기능이 없어  얼마나 들러주시는 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

  구독자 수십만의 유투버분들과 하루 방문자 수만명의 블로그가 너무도 흔한, 소위 '인플루언서'의 시대에 결코 이러한 방문자수가 많지 않은 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의 방문자수, 조회수, 그리고 게시물을 보아주시는 시간에 대한 통계입니다.

  방문자수에 비해 조회수가 배로 높고, 게시물당 조회 시간은 상위 순위 블로그들 중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들러주시는 한 분 한 분의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 않고, 읽어주시는 그 마음이 얼마나 깊은 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https://m.blog.naver.com/dhmd0913/221978264733


  책 발간 소식을 전하는 게시물에 그간 자주 댓글을 통해 인사를 주셨던 분들 뿐만 아니라 남몰래 그렇게 글을 읽어와 주시던 분들 께서도 깊은 인사말씀을 수없이 남겨 주셨습니다.

  너무도 큰 감동이었고, 그 말씀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렇게 깊이 읽어주신 시간들과, 때로 남겨주셨던 격려의 말씀들이 고스란히 글들의 거름이 되어 다른 이들을 위한 위로로 피어났다는 것,

  저는 단지 도구였을 뿐, 여러분들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이야기로 자라났다는 것,

  글이 위로가 되어 고맙다는 말씀에 대해서 위의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혹여나 제 부족한 글에 위로받으실 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꾸준히 읽고 또 쓰는 나날들이 쌓여가기를 바랍니다.

  이 공간에서 피어나는 위안의 모두가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당신 덕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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