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탄생 게임 7편

by 웨카의 북카페

사람의 마음은 굳건히 결심하지 않으면 바람처럼, 연기처럼 흩어진 구름처럼 사라져 버린다. 나의 부모도 그러했고 나 역시도 조물주가 원하는 그림에 맞지 않게 불순종의 죄를 범했다.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나의 부모를 인간의 형상으로 만든 그이지만, 사탄 앞에서는 우리 모두는 하나의 재에 불가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런 힘도 없고, 죄책감마저 들지 않았다. 이 땅과 만물은 저주를 받았고, 나의 후손들은 죄악과 질병에 시달려야만 했다. 재앙의 끝은 사망이었고 대대손손 계속 유량인처럼 살아가야만 했다. 그래도 난 나의 잘못을 깨닫고 조물주 발아래 회개했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조물주는 반응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수확하여 곡식을 얻을 수 있었고, 생존을 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영계의 법칙]에 대해 나의 부모는 조물주에게 제사를 드릴 때 철저히 피의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나는 이를 무시했다. 사람인지라 때론 다른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조물주가 의로운 분인 줄은 몰랐던 것이다. 뒤늦었지만 죄의 속성에 대해 회개하기 시작했다. 내 동생 아벨에 대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죄가 결코 작지 않지만 나 또한 생명인지라 뉘우친 나의 모습을 조물주는 따뜻하게 받아주었다.


유량의 삶 속 나를 꼭 빼어 닮은 [에녹]이 태어났다. 조물주가 내게 준 “카인의 표식”을 새긴 채 나의 혼은 [영계의 법칙]에 따라 다시 공허한 환생의 세게로 빠져 들어갔다.


‘아... 이 느낌 수 천 수 억년 전 느꼈던 그 공허함이었다.’


내 앞에는 또 두 개의 문이 있었다.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


나는 내 본능에 힘입어 이번에는 우측의 문을 택해 들어갔다. 나의 성계는 점차 커져갔고 더욱이 빠른 폭풍우가 몰아치듯 나의 숨은 점점 가빠져왔다. 점점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난 또다시 혹우의 세계에서 자라나고 있었고 헤엄치고 있었다. 저 멀리 틈 사이로 자그마한 빛이 보였다. 난 또다시 그곳을 향해 죽을힘을 다해 전진해 갔다.


내가 그 빛을 가까이하기까지 수십 개의 문들을 선택해야 했고 통과해야만 했다. '이 문의 의미가 무엇일까?' 분명 내 머릿속에 기억은 없는데... 이상하게 처음인 것 같지가 않았다. 너무 이곳이 편안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슴 한편이 쿵쾅쿵쾅 뛴다는 걸 직감했다. 기진에 가던 육의 형체가 반듯하게 서기도 하고 뒹굴어 보기도 한다. 또 어디론가 나가야 할 때가 찾아온듯한 느낌이다. 바로 “탄생게임”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아담과 하와의 셋째 아들인 셋의 후손인 [노아]란 이름으로 나는 "탄생게임"을 이어간다. 그간 수많은 시간이 흘렀고 두 번째 인간의 개체로 택한 인물이 바로 노아였다. 하지만 난 이 전의 상태를 기억하지 못한다. 아무 정보도 없고 그저 느낌에 의존할 뿐이고 이 또한 새로운 삶이다. 내가 감당해야 할 인생이다. 나의 혼은 다시 이 세상, 이곳에 깃들었다. 인류 계보의 시작인 아담은 백삼십 세에 자신의 형상을 닮아 낳은 [셋]이 있었다. [셋]은 백오 세에 [에노스]를 낳았고 다시 [에노스]는 구십 세에 [게난]을 낳았다. [게난]은 칠십 세에 [마할랄렐]을 낳았고 그가 육십오 세에 [야렛]을 낳았다. [야렛]이 백육십이 세에 [에녹]을 낳았고 그가 육십오 세에 [므두셀라]를 낳았다. [므두셀라]가 백팔십칠 세에 [라멕]을 낳았고, [라멕]이 백팔십이 세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내 영혼이 깃든 [노아]였다. 이렇게 인생살이는 시간의 흐름과 세대의 흐름을 통해 영혼이 수많은 문을 지나며 나온 결과였다. [노아]로의 삶은 어떠할지... 이번 생에서 나는 내가 태어난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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