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문 중 한 곳을 들어가다

-탄생 게임 2편

by 웨카의 북카페

궁지에 몰린 내 심장이 더욱이 박차게 떨린다. 외로움도 고독함도 몰랐던 그 순간. 무엇에 이끌렸는지 완성되지 않은 내 성체는 내 육신도 알아보지 못한 채, 스스로 떠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눈으론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아니 아직 완전한 시야를 볼 수 없는 상태이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공황상태의 어딘가 소슬하게 짙은 기운이 나를 감싼다. 더욱 강렬한 틈새로 느껴지는 빛을 향하여 나아간다. 생존의 의미를 찾은 내 개체는 완전한 생체가 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완전한 나를 만들 수 있단 생각으로 그 기나긴 시간을 버틴 것이 아닐까. 창조주가 드디어 내게도 기회를 준 것을 알고 육감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토록 원하고 여윈 영혼의 깃을 흔들며 갈망한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태후의 세계. 드디어 틈새의 터널을 해치며 그 속에 나를 던졌다. 조금 더 부푼 감이 들고 무거워진 나이다. 내 앞에는 두 개의 문이 빛나고 있었다. 내가 조금씩 앞으로 향하며 나아가려 할 그때, 나와 같은 생체가 나보다도 빨리 오른쪽 문으로 향해 나아갔다. 나도 이에 질세라, 서둘러 앞으로 전진한다. 순수히 내 감각의 촉을 의지하며 좌측에 있는 하나의 문으로 들어갔다. 터져버릴 것 만 같은 풍파 속 시베리아 속에서도 타 들어가는 불길이 내 몸을 덮쳤다.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 내 모든 몸뚱어리를 익히고 있다. 이곳에 들어와 보니 머나먼 저 앞으로 또다시 두 개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층 더 내 몸은 커진 것 같다. 몸 전체에 힘을 주고 나의 형체를 내가 볼 수는 없지만 느낌상으로 커가고 있단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내가 갈 곳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오직 앞으로 전진만이 답이다. 바닷가 산기슭에서 느껴지는 음음한 어둠 속 나를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나를 직접 만지고 있진 않지만 이곳으로 나를 보냈다고 해야 하는 표현이 맞을까. 이제 살아남기 위한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 그저 깨어진 내 두 뇌의 에너지를 기억하며 심장박동이 멈출 때까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살길이다. 점점 더 작게 보이던 불빛은 이제 내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이야기다. 대부분은 중도에 사라져 버리고 희미한 기억마저 이 세상에서 완벽하게 사라지고 만다. 이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완전한 생명체로 탄생할 때까지 넘어야 할 난관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전 01화조물주에게 선택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