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가 아닌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인테리어 인사이트
욕실은 집 안에서 가장 작고, 가장 기능적인 공간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을 기준으로 보면 욕실은 하루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는 공간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 밤에 하루를 정리하며 가장 마지막에 머무는 곳.
욕실은 생활의 리듬을 조용히 붙잡고 있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욕실을 단순히 ‘씻는 공간’으로만 바라보는 순간, 이 공간의 역할은 지나치게 축소됩니다.
욕실은 몸을 정리하는 동시에 마음을 정리하는 장소이며, 집 안에서 가장 솔직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욕실을 얼마나 사랑하나요?
저는 욕실을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원초적인 공간이니깐요.
욕실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옷을 벗습니다.
단순히 옷만 벗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쌓였던 역할과 긴장, 타인의 시선까지 함께 내려놓게 됩니다.
따뜻한 온수물로 샤워를 하고, 온통 취향을 위한 모든 것들을 사용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향긋하고, 기분좋고, 따스하고.
거울 앞에 서면 꾸미지 않은 얼굴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오늘의 컨디션과 감정 상태를 스스로 확인하게 됩니다.
욕실은 집 안에서 나 자신과의 시간을 가장 솔직하게 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이 공간의 분위기와 사용감은 생각보다 우리의 감정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욕실이 깔끔해 보이지만, 오래 머물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대부분 단순합니다. 조명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바닥이 차갑거나, 동선이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안방과 욕실은 너무 밝아도 좋지 않습니다. 은은한게 좋습니다.
이런 작은 불편함은 사용할 때마다 몸을 먼저 긴장시키고,
그 긴장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밝은 조명 아래 자신의 모습은 너무 날것일 것입니다.
아무리 예쁜 욕실이라도 매일 사용하는 공간에서의 불편함은 반복될수록 피로로 쌓입니다.
회복을 위한 욕실은 ‘멋진 공간’이기 이전에,
절대 불편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욕실은 짧은 시간 머무르는 공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이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됩니다.
그래서 작은 불편 하나가 생활 전체의 만족도를 낮추기도 합니다.
눈을 자극하지 않는 조명, 발이 닿았을 때 부담 없는 바닥,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
이런 요소들은 눈에 띄지 않지만, 사용할수록 분명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차이를 위해 욕실을 설계할 때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됩니다.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욕실은 기억에 강하게 남지 않습니다.
대신 불편했다는 기억이 남지 않습니다.
몸이 먼저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일수록,
사람은 자연스럽게 긴장을 내려놓게 됩니다.
욕실 인테리어를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호텔을 기준으로 떠올립니다.
호텔 욕실은 인상적이고 사진으로도 아름답습니다.
분명 호텔 욕실은 사용하면서 기분이 계속 좋습니다.
하지만, 욕실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호텔은 그 호텔은 이용하는 자체에 만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로비에서부터 체크인을 하고,
그날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 뒤,
그 연장선에서 욕실을 이용할 때 느껴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호텔 욕실은 잠시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짧은 체류를 전제로 만들어진 공간이기에, 약간의 불편함도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집 욕실은 다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해서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욕실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불편함이 쌓여서는 안 됩니다.
집 욕실이 화려함보다 안정감과 익숙함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집 욕실은 호텔 욕실보다 훨씬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세면, 샤워, 수납, 환기까지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집 욕실은 면적보다 설계의 밀도가 훨씬 중요합니다.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내용이 없다 생각하면 안됩니다.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쉽게 끝내면 안됩니다.
무엇을 더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
어디를 강조할 것인가보다, 어떤 불편을 없앨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욕실의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욕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악세사리들을 어느 위치에 둘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수건 걸이 위치, 휴지 걸이 위치, 심지어 거울의 크기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작은 욕실일수록 설계는 더 정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공간에서 나는 편안한지, 아니면 긴장하는지 말입니다. 욕
실을 어떻게 설계하고 대하느냐는 결국 나 자신을 어떤 기준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지금의 욕실이 예쁜데도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취향이 아니라 설계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상담에서도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예쁜데, 쓰다 보니 불편해요”라는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예쁜 악세사리들이 모두가 사용하기 편한 것은 아닙니다.
사용할 욕실에 적합한 사이즈와 재질, 기능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욕실은 사진으로 판단하기보다, 생활을 기준으로 다시 해석해볼 필요가 있는 공간입니다.
욕실을 다시 바라보는 작은 관점의 변화가, 생활의 질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욕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인테리어 스타일을 이야기하다가 결국 생활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어떤 동작이 불편한지, 어떤 순간에 긴장이 남는지, 왜 자꾸 정리가 흐트러지는지.
그리고 사용자의 컨디션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간일 수도 있고, 시니어 부부 또는 부모님이 사용하는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또, 신혼 부부의 욕실은 다르겠지요.
이런 이야기들은 도면이나 사진보다 훨씬 중요한 설계의 단서가 됩니다.
만약 지금의 욕실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머무르고 있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한 번쯤은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꼭 공사를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욕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화만으로도
공간을 보는 시선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간은 말을 하지 않지만, 대화를 시작하면 분명히 달라집니다.
* 책 홍보 아닌 홍보, 책에 못담은 내용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6879987
* 사치보단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상담채널
https://open.kakao.com/o/su8bO08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