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인테리어 할 때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변기 선택

사치가 아닌 안목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인테리어 인사이트

by WorthWorks LEE


욕실의 변기 클래스로 달라지는 라이프스타일

집의 수준은 어디에서 드러날까요.

거실이나 주방처럼 눈에 잘 보이는 공간보다,

오히려 욕실에서 그 차이가 더 분명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변기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짙습니다.)

변기는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가구는 아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생활의 질을 체감하게 만드는 설비입니다.

그래서 변기의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그 집이 어떤 삶을 전제로 설계되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 변기를 좋아해서... 쓰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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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 기능만 충족하는 변기 – ‘문제없음’의 생활

이 단계의 변기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합니다.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소음이나 물 튐, 청소의 번거로움 같은 불편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욕실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가 됩니다.

집 전체의 인상이 욕실에서 급격히 낮아지는 경우도 대부분 이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부분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욕실을 꼭 투자할 것을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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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위생을 고려한 변기 – ‘관리되는 생활’

림리스 구조, 절수 기능, 비교적 정돈된 디자인을 갖춘 변기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위생과 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욕실은 더 이상 방치된 공간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됩니다.

집에 대한 인상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합니다.

저는 오래전 원룸으로 첫 이사를 했을 때, 이 2단계 변기로 교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변기만 새것으로 교체돼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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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사용자 중심 변기 – ‘배려받는 생활’

비데 일체형, 온열 시트, 자동 기능이 적용된 변기들은 사용자의 몸을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앉는 순간부터 일어날 때까지 불필요한 긴장이 줄어듭니다.

이 단계부터 욕실은 단순한 기능 공간을 넘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정리하는 장소로 작동합니다.

렌탈 비데를 사용했을 때가

아마 제가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받았을 때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변기에 나름 편의 기능을 추가해 행복감을 느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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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 공간과 하나가 된 변기 – ‘디자인이 사라지는 고급’

이 단계부터 변기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을수록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됩니다.

벽걸이형, 매립형 구조처럼 욕실 전체의 비례와 동선 속으로

조용히 들어가는 변기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유럽 하이엔드 욕실 브랜드들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브랜드들은 기능 경쟁보다,

욕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완성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프리미엄 욕실 브랜드 Duravit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변기 자체보다 욕실 전체의 조형과 균형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변기가 튀지 않고,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Villeroy & Boch 역시 오랜 도자기 전통을 바탕으로

욕실을 설비가 아닌 생활 문화의 일부로 다뤄왔습니다.

클래식과 모던 사이의 균형은 중후하고 안정적인 주거 공간과 잘 어울립니다.

스위스 기반의 LAUFEN은 얇고 정제된 세라믹 기술로 미니멀한 욕실에 강점을 보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공간을 선호하는 주거에서 특히 선택됩니다.

이 단계의 핵심은 ‘변기가 좋다’가 아니라,

욕실이 완성되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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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 : 최고급 변기 –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생활’

5단계는 유럽이 아닌 일본 욕실 문화의 정점에서 등장합니다.

이 단계의 변기는 디자인이나 기능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 사용자가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욕실 브랜드 TOTO의 최상위 라인업에는 변기 하나에 수백만 원대,

일부 모델은 700~800만 원대에 이르는 제품들도 존재합니다. 자

동 개폐, 자동 세정, 살균, 탈취, 건조까지 모든 과정이 사용자의 개입 없이 이루어집니다.

또 다른 일본 하이엔드 브랜드인 INAX는 전통 도자 기술과 첨단 위생 기술을 결합해

보다 건축적인 접근을 보여줍니다.

TOTO가 기술 중심이라면, INAX는 형태와 공간과의 관계를 조금 더 의식하는 편입니다.

이 단계의 변기는 편리함을 넘어서,

생활에서 하나의 ‘신경 써야 할 대상’을 완전히 제거합니다.

조작하지 않아도 되고, 관리하지 않아도 되며, 심지어 존재를 의식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것이 최고급 변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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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클래스가 말해주는 집의 태도

변기는 말을 하지 않지만,

집의 수준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최소한만 충족하는 집인지, 매일의 불편을 줄이려 한 집인지,

혹은 사용자를 존중하는 구조인지가 이 작은 설비에서 드러납니다.


변기를 바꾼다고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다만 여러 집을 보고, 여러 사람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느낀 점이 하나 있다면,

변기에 투자할 줄 아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는 꽤 비슷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통계도, 단정적인 결론도 아닌,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가깝습니다.

그들은 대체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과시적으로 돈을 쓰기보다는,

매일 반복되는 불편을 미리 줄이려는 선택을 했습니다.

손님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지만,

스스로는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되는 공간에 기준을 두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은 선택,

당장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지만 매일의 리듬이 조금씩 편안해지는 선택.

그런 태도는 욕실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변기라는 존재는 삶의 질을 바꾸는 도구라기보다,

이미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은근히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변기는 집의 수준을 말해주는 설비가 아니라, 그

사람이 일상을 대하는 태도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장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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