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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은 코드가 맞아!

- 머시닝센터(CNC 밀링) 기본 운용 절차를 설명하면서

by chef yosef

브런치에 이런 글을 써도 될까 싶지만, 이것도 하나의 글이라 생각해서 적어 봅니다.


이 글을 읽는 방법은,

1) 머시닝센터는 관심없으신 분은 2로 넘어가세요.

2) 나와 관계없는 분야를 그래도 한번 접해보고 싶다하시면 처음부터 읽어주세요.

이러나저러나 이 글을 읽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1. 머시닝센터 운용 방법

'머시닝센터'는 CNC 밀링 기계에 공구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장치 같은 요소들이 결합된 기계를 가리킨다고 해요.

CNC는 Computer Numerical Control의 약자로 컴퓨터로 수치를 제어한다는 뜻이고, 밀링은 '맷돌, 갈다'의 뜻입니다. 그러니까 'CNC 밀링'은 '컴퓨터가 수치를 제어하여 갈아내면서 가공한다'는 의미입니다.


파트(부품)를 UG NX나 솔리드웍스등의 3D 프로그램으로 모델링을 하고, 캠 프로그램을 모델에 적용하고 코드 변환한 파일을 받아서 머시닝센터에 적용하면 내가 모델링한대로 기계가 가공한다는 개념이죠.

1차적으로 NX나 솔리드웍스로 모델링 작업을 완료하면, 다음으로 머시닝센터로 와서 작업을 수행하게 되는데요, 머시닝센터를 켜면 먼저 해야 할 작업이 있습니다.


먼저, 머시닝센터-이하, 기계로 명칭-를 켜면 기계원점을 잡아야 하고(이는 기계를 켤 때마다 수행해야 할 단계입니다), 그리고 공구를 공구틀에 설치합니다. 다음으로 공작물을 공작대에 고정하고, 공작물 좌표계를 설정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구 보정을 해 주면 기본적으로 작업 준비가 완료됩니다.

1. 기계원점 설정하기

1) 기계 메인 스위치 켜기 (보통 기계 뒤에 있어요. 에어를 넣기 위해 에어 밸브를 열어야겠죠?)

2) 비상스위치 오른쪽으로 돌려 해제 확인합니다.

- 이 스위치는 위험한 상황에서 기계를 정지시키기 위한 스위치입니다.

- 오작동하거나 다칠 상황에 처했을 때 바로 누르면 기계는 멈춥니다.

- 이 스위치는 왼쪽으로 돌리면 아예 풀려서 빠져나오게 되어 있고요, 눌렀다가 해체하려고 할 때 오른쪽으로 돌리면 됩니다.


3) 전원 스위치 켜기 / 어둡다면 워크라이트로 전등을 켭니다.

4) 모드를 ZRN으로 변경하고 X, Y, Z 버튼을 차례대로 눌러주면 알아서 원점으로 기계가 갑니다.

- 제가 설명하는 모델은 TVN-40이라는 기계를 기준으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2. 공구 세팅하기

1) 모드를 MDI로 변경하고 G91 G30 Z0; 엔터 / 시작버튼 눌러서 제2원점으로 옮깁니다.

- G91은 증분 명령으로 현재 위치를 원점으로 하여 이동하라는 의미입니다.

- 이와 다르게 절대명령인 G90은 원점을 기준으로 이동하라는 뜻입니다.

- G30은 제2원점이면서 공구를 교환하기 위한 위치이기도 해요.


2) T01 M06; 실행하여 1번 공구를 불러오기

- T는 Tool(공구), T01은 공구 1번입니다.

- M06은 공구 교환하라는 명령어입니다.


3) 조작판을 눌러 체크모드 확인하고, 공구 장착 / 탈착 하기


4) T03 M06; 실행하여 3번 공구 장착 / 탈착 하기 / 조작판-조작판-체크모드 확인

-T03은 공구 3번을 의미해요.


5) T05 M06; 실행하여 5번 공구 장착 / 탈착 하기 / 조작판-체크모드 확인


3. 공작물 좌표계 설정하기

1) 공작물을 고정하기

-공작물 좌표계를 설정하려면 공작물이 있어야겠죠?


2) 모드를 RAPID로 변경, 공작물 근처까지 이동

- 공구가 높이 있으니 빠르게 이동하여서 근처까지 가져옵니다.


3) 모드를 MDI로 변경하고 S1000 M03 회전수와 주축 정회전 명령 실행

-S는 Speed이고, M03은 주축 정회전 명령어입니다.


4 모드를 MPG로 변경하고 공작물 왼쪽 면으로 접근하여 X축 0점 설정

-MPG(Manual Pulse Generator; 수동 펄스 발생기)로 미세 조정합니다.


5) X100으로 돌려서 빠르게 이동하고, 붙었을 때 한 칸 떼고, Y축으로 조금 이동한 후 X10으로 돌려서 조금씩 갖다 댑니다.


7) 화면-보정-상대좌표를 선택하고 X를 0으로 만들고, Z도 0으로 만들어요.

Z를 0으로 만드는 이유는 Y축 0점 잡을 때 같은 높이에서 맞추기 위함입니다.


8) Z 축으로 공작물보다 높게 이송하고 X축으로 5 이동(엔드밀 10파이 경우)하여 X를 0점으로 맞춥니다.

- 현재는 상대좌표를 설정하는 거죠.


9) Y축 0점 잡기는 4)번부터 반복하여 동일하게 세팅합니다.


10) 화면의 선택-보정-워크-G54좌표에 기계좌표 X, Y값을 보면서 기입합니다.

- G54는 공작물 좌표계 1번이라는 의미입니다.


11) 모드를 MPG로 변경하고 공작물 위로 이동한 후 스핀들 정지를 해요.

-Z 축 0점은 공구를 돌리지 않고 정지한 상태에서 설정합니다.


12) 10미리 혹 14미리 블록을 공작물 위에 올려놓습니다.

- 공작물 위에서 설정하면 공작물에 스크래치가 나겠죠?


13) 블록이 들어가지 않을 때까지 Z 축을 내리고 들어가지 않으면, X10으로 놓고 한 칸씩 돌리면서 블록이 끼면서 들어갈 정도에서 상대좌표 Z를 0으로 만듭니다.


14) X축, 또는 Y축으로 이동(공작물에서 멀어지도록), 10미리 혹은 14미리 Z 축 이동한 후, 상대좌표 Z를 0점을 최종 결정합니다.


15) 화면-보정-워크-G54 좌표계로 들어가서 기계좌표의 Z 수치를 G54 Z 축란에 입력합니다.

4. 공구 보정하기

1) 위의 13),14)의 Z 축 0점 위치를 유지합니다.

- 1번 공구(엔드밀)가 기준 공구입니다.

- 이는 최종 공작물을 정삭하게 되는 공구를 기준 공구로 설정하기 때문이에요.


2) 모드를 MDI로 변경, G91 G30 Z0; 원점(공구교환위치)으로 이동합니다.


3) T03 MO6; 으로 3번 공구로 교환합니다.


4) 모드를 MPG로 변경, Z 축으로 3-12)처럼 공작물 위에 놓은 블록에 갖다 대고, 이때의 Z의 상대좌표 수치를 메모(기억)합니다. 여기에 나온 수치가 1번 공구와의 길이 차이값이기 때문이죠. 화면의 선택을 누르고, H03에 그 수치를 입력해요.

-H는 Height(높이)의 약자이고, 공구의 길이 보정을 의미합니다.


5) 모드를 MDI로 변경, G91 G30 Z0; 원점으로 이동하고,


6) T05 M06; 5번 공구로 교환한 후, 위의 4)단계를 수행합니다.

- 이번엔 H05에 입력해야겠죠?


7) 모드를 MDI로 변경, G91 G30 Z0; 명령 입력하여 원점으로 이동합니다.


머시닝 센터 기본 설정 끝!!!

지금까지 머시닝센터라는 기계와 대화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떠세요, 잘 이해하셨나요?


2. 너랑은 코드가 맞아!

우리는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 사람 나와 코드가 맞아!'

코드가 맞다는 이야기는 말이 통한다는 이야기죠. 내 말을 상대가 이해하고, 상대의 말을 내가 이해한다는 뜻이죠. 100%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오해는 하지 않는다는 말일 겁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 동물들, 기계 등등의 존재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주로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겠지만, 글로벌한 시대라 외국인들도 많죠.


원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분명한 의사소통일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서 의미가 완전하게 전달된다는 보장은 어렵습니다. 싸우고 다투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등의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는 현상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다만, 사람 간의 소통은 기계와 많이 다릅니다. 기계의 코드는 하나의 코드가 하나의 의미만을 갖지만, 사람의 언어는 같은 말이라도 상황과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죠.

언뜻 떠오르는 예로 그리스의 어느 지방의 한 단어가 이웃한 지방에서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더군요. 인간의 언어는 기계어와는 차원이 한참 다른 거죠.


같은 말이라도, 내가 사용하는 의도와 그것을 듣는 상대방의 받아들이는 의도가 다릅니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해서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딪히면서 살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저도 늘 가족과 다투는 일이 허다합니다. ㅠㅠ


오래전에 나온 책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있잖아요?

우리 모두는 같은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서 그만큼 무수한 언어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어요. 그러니 당연히 사람 간에 충돌은 자연 발생한다고 봅니다. 그것을 어떻게 조율하면서 모난 부분들이 갈아져 둥글둥글해지면서 어울려 살아가게 될 수 있는지는 각자의 노력의 정도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배럴 가공'이라는 게 있어요.

배럴이라는 통에 뾰족뾰족 날카로운 부분들이 남아있는 공작물에 콤파운드, 공작액, 숫돌 입자들을 넣어서 회전을 시키면 서로 부딪혀 깎여 나가며 부드러운 표면을 얻어내는 가공입니다.


'4주 뒤에 만납시다'라는 유행어를 남긴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어린아이의 문제 행동을 고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춘 오은영 박사나 고된 삶에 위로와 감동을 주는 김창옥 강사, 또 반려견을 이해하는 데 획기적인 영향력을 끼친 세나개의 강형욱 훈련사, 또 수많은 정신과 의사, 여러 분야의 상담사들이 배럴 통 속에 들어가는 공작액, 숫돌 입자들, 콤파운드가 아니겠습니까.


이들의 노력과 수고, 또 이들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우리의 시도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상대와의 의사 불통으로 벌어지는 일들로 고통받는 상황을 극복하고 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며, 나의 모난 부분을 깎아내면서 상대방과 어우러지게 되겠죠.


우리 함께 각자의 '너'와 코드를 맞춰보지 않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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