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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Oct 04. 2023

80일간의 세계 일주

by 쥘 베른



1863년부터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작가의 활동 당시에는 우주와 바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방법조차 없었습니다. 비행기, 우주선, 잠수함을 통한 미지의 지역을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여행이라는 목적 하나로만 생각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글을 써왔습니다. 그는 사실 상상력이 필요한 일보다는 객관적으로 모든 시선을 바라봐야 했던 법을 공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된 알렉상드 뒤마에게서 신세계를 경험하고 문학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법학 공부가 답답했을 그에게 상상 속의 여행은 늘 꿈같았을 거고 당시 시대 분위기도 진보적인 유럽인들이 미지로의 개척을 원했었기에 그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필리어스 포그 씨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로 유명한 신사였고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오로지 지름길로만 다니며 절대 시간을 낭비하거나 어기지 않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정해진 규칙과 시간 속에 계산하여 불확실한 것이 없도록 살아가는 게 그의 인생 모토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하인이 포그 씨의 면도용 물을 화씨 84가 아닌 86도로 잘못 가지고 와서 해고가 되었고 새로운 하인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 하인은 프랑스인 파스파르투였고, 떠돌이 생활이 지겨워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하인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데 언제나 규칙적으로 행동하는 포그 씨의 생활방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출근일 포그 씨는 언제나 그랬듯 같은 시간에 사교클럽으로 향합니다.


런던의 클럽에서 신문을 보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포그 씨는 허무맹랑한 내기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80일 만에 세계 일주가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였고 한 신문의 80일간의 세계일주가 가능해졌다는 기사의 진위여부를 두고 논쟁을 하다 큰돈이 걸린 내기가 시작됩니다. 포그 씨는 그 길로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집으로 돌아온 포그 씨는 파스파르투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합니다. 정착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려는 그는 큰 충격에 빠지지만 포그 씨의 페이스에 말려 얼떨결에 세계일주행에 동참하게 됩니다.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가 이후로 펼쳐집니다. 책이 나오던 당시 전 세계가 격변하고 있었습니다. 수에즈 운하가 뚫리고 증기기관차가 막 보급되었으며 세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80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세계를 일주해야 하는 런던 신사의 모험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재미를 같이 주었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한 신문에 연재된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소설의 인기로 발행부수를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문이 발행되자마자 뉴욕으로 전보를 쳐 다음 내용을 알릴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많은 선박회사들은 그의 작품에서 포그 씨가 자신들의 선박회사 배를 탑승하여 내기를 이기게 해달라고 돈을 가지고 오기도 했습니다.



P : 그렇네, 우리는 세계일주를 하러 가는 걸세.



세계일주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쿵쾅 거립니다. 한 번도 프랑스 밖을 넘어보지 못한 쥘 베른은 나라에서 나라로 건너뛰듯 여행을 합니다.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지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을 적절하게 다루면서 재미를 더합니다. 아이러니한 점이 하나 있다면 책의 마지막 부분 포그 씨가 세계일주에서 얻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포그 씨는 세계 각지를 지나며 관광을 하거나 세상을 전혀 둘러보지 않습니다. 그는 오로지 세계일주를 80일 만에 할 것만을 고민했고 그것이 아니면 거의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런 그 조차도 세계일주에서 행복을 얻었다고 하며 여행을 떠나기를 장려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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