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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Sep 06. 2023

단두대에 대한 성찰 •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by 알베르 카뮈

이전에 전원책 변호사님과 유시민 작가님이 나온 썰전을 즐겨봤습니다. 엄청난 지식과 정치적인 내공들이 있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의견들은 공감을 이끌어 주었고 방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 분들처럼 토론하고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회에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이 책은 서로 의견이 다른 두 사람이 한 주제를 놓고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사형 반대협회 설립자 아서 쾨슬러와 알베르 카뮈가 공저로 쓴 <단두대에 대한 성찰>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여기에 실린 글은 카뮈의 글만이 나와있는데 그에 따르면 사형수는 실제 사형 집행 이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을 겪어야 한다고 말로 시작합니다. 언제 자신의 생명이 사라질지 모르는 두려움에 잠시 다녀갔던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사면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와 다시 찾아오는 무력함과 좌절 사이에서 황폐화된다고 합니다. 생명체에게 가장 잔혹한 형벌은 아마도 생명을 잃는 것일 겁니다.


예전에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76%가 사형제도에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가 주된 이유였는데 이에 대해 카뮈는 사회 스스로가 사형제가 주는 경각심과 본보기적인 성격을 믿지 않는다고 말을 합니다. 이 사회가 사형제도를 통해 정말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TV 등을 통해 처형 장면을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고 사형을 당하면 신체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적어서 사람들이 보게 했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는 “야밤에 형무소 안마당에서 슬그머니 범하는 살인행위가 어찌 본보기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라면서 1886년까지 영국 브리스틀 감옥에 입감 된 167명의 사형수 중에서 164명이 공개처형을 구경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로 사형제의 무효과성을 입증합니다. 범죄의 유무는 사형제의 존폐 자체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카뮈는 이러한 반박에서 나아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사회가 절대적인 악을 규정하고, 그에 대한 형벌로 사형을 구형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의문을 품습니다. 우리의 사형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악독한 범죄자보다는 독재 시절 정부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제거하는 도구로 활발히 사용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급박한 국가안보 논리에 의해 단지 며칠 만에 사형을 당하기도 했는데 일제강점기가 그랬고 역대 독재정권들이 그러했습니다. 국가와 사회는 누군가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절대적으로 선한 것인지 법적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사형과 그렇지 않은 징역형을 내리는 것 사이에 어떤 명확한 기준이 있는지 법관들은 그 둘을 명확히 구별할 만큼 완벽한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일단 판결이 내려지고 나면 거기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제도와는 이별해야 한다고 카뮈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합니다.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는 프랑스인이며 독일의 나치 당원들에게 협조하지 않는 자신의 위치에서

독일 나치 당원인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형식을 빌려 독일의 나치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힙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거는 아주 부드러운 문체로 절대 과격하지 않게 과격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이 글은 사실 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 집단을 향해 쓴 것입니다. 전시의 프랑스 신문에 기고한 것으로 책에는 총 네 편의 서신이 있는데 대중에 발표된 것은 처음의 1 신과 2 신이었고 나머지 2편의 서신은 사후에 발견되어 함께 묶여있습니다.



P : 사회가 스스로에 대하여 정상 참작의 사유를 찾아내어 변명할 정도로 약점을 지니고 있으니 범죄자 자신에게도 항상 그 같은 정상 참작의 사유를 허용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배심원단은 과연 다음과 같이 말하고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P : '사람은 어느 한 극단으로 쏠림으로써가 아니라

양 극단에 동시에 닿음으로써 자신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 파스칼



카뮈는 사형 찬성론자입니다. 또한 그는 배심원제는 그런 실수를 줄이기 위한 제도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비겁한 제도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왜 우리를 죽여야 하는지,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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