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플러스의 일기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문예]
영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꼭 나오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실비아 플라스이고 시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저에게도 우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롭게 조합했던 아름다운 단어와 문장으로 감미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은 항상 그녀의 비극적인 삶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8살인 저는 친구들과 떡꼬치를 먹으며 다방구를 하던 시절이었던데 반해 그녀는 8살에 시집을 발표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그녀는 죽음에 관한 시를 쓰기 시작하였고 모든 대학교를 입학할 수 있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어리고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하버드 대학교 입학이 좌절되자 그녀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실려가게 됩니다. 몸이 회복이 되고 발표한 시집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게 됩니다. 많은 것을 감수하고 살던 그녀에게 한줄기 빛이 생겼는데 사랑하는 사람 테드 휴즈가 나타납니다. 열렬히 둘은 사랑했고 실비아 플러스가 24살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비아 플라스는 테드 휴즈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남편에 의해 제한된 활동을 하였습니다. 실비아 플라스는 자신보다 재능이 부족한 남편이 더 인정받는 사회의 부조리함에 본 내 했고 테드 휴즈는 실비아 플라스보다 재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비아를 억압하기 시작하였고 서로를 질투하며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테드 휴즈는 여러 번의 외도를 하게 되었고 실비아가 눈치챘을 때 충격을 받아 강물에 뛰어들게 됩니다. 실비아 플라스는 아이들을 본인이 양육하기로 하고 테드 휴즈와 이혼을 하게 됩니다. 이혼 후 그녀는 우울증과 생활고 등으로 시달리다 30대 초반에 가스 오븐에 머리를 박고 생을 마감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죽음과 동시에 더 큰 이슈가 됩니다. 그녀의 충격적인 죽음은 1960년대 초반 태동하던 페미니즘의 시류를 타고 여성해방운동의 상징적 사건으로 부각되어버렸습니다. 테드 휴즈의 외도로 상징되는 남성의 폭압성에 희생당한 순교자로서 신화화되었고 이후 남편 테드 휴즈는 여성성의 상징이 된 실비아 플라스의 살인자라는 오명을 평생 낙인처럼 달고 다녀야 했습니다. 강연이나 시 낭독회 때마다 시위대를 팬클럽처럼 달고 다녔고 실비아 플라스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는 남편의 성 휴즈는 실비아의 추종자들에 의해 계속 지워졌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멜로드라마의 극적 요소까지 두루 갖춰 사후에도 끊임없이 대중들의 관심거리가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책도 많은 논란거리를 낳았습니다. 이 책은 테드 휴즈가 프랜시스 맥컬로와 공동 편집해 1986년 출간한 책인데 두 사람은 일기 원본의 2/3 가량을 생략한 뒤 책으로 출판해서 비난을 받았습니다. 실비아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테드 휴즈가 관련 부분의 일기를 파기하고 일부 지문을 삭제를 했고 2000년 완판본이 발간되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1960년대 여성해방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입니다. 실비아가 대학 입학을 앞둔 1950년부터 1962년까지 일기를 담고 있는데 여성해방운동의 순교자로 부각됐던 사후의 신비화된 모습이라든지 멜로드라마의 극적인 주인공이 아닌 다소 평범한 일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기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창백한 희생자의 모습보다는 냉철하고 매우 솔직하며 때로 매우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남편이나 세상과의 소통에 실패해 악에 받친 외로운 인간의 초상을 보여줍니다. 잡지에 보낸 시가 반송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하루 종일 유리창에 매달려 우체부를 기다리는 모습이라든지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는 모습 등 신화가 아닌 인간 실비아의 모습이 이곳에 담겨 있어 저는 그녀의 시집보다 이 일기를 더 좋아합니다.
P : 글쓰기가 나의 건강이다. 차가운 자의식에서 벗어나 만사를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다면, 내게 어떤 의미인가, 내가 뭘 얻을 수 있는가를 따지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