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 감상문

by 무무

성 - 프란츠 카프카 [솔]


중학교 2학년 영어 선생님은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2권을 선물해 주신적이 있습니다. 다 읽으면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작가의 책을 선물해준다는 말에 열심히 다 읽은 후 선생님께 따로 독후감을 냈고 약속대로 저에게 선물을 주신적이 있습니다. 그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었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주신 책이라 방학 때 그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줄거리와 결론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어지러운 잔상만이 머릿속에 남아 선생님이 왜 이책을 주셨을지 의문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에게 카프카란 강력한 힘에 저항해도 이길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 카프카를 다시 만났고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을 저는 카프카로 대체했고 이라는 고독과 외로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면서 만난 현실에서 차츰 잊히고 있던 카프카를 다시 또 만나게 되었고 느낌이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카프카에 대해 아마 두려움과 겁이 났었던 거 같습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음을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을 때 제 나름의 신념이 틀렸고 우리 사회는 정말 카프카가 말한 세상이지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다시 찾게 되었던 거 같습니다.


성을 이데아로 보고 사람들이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성과 연줄이 있는 사람을 곁에 두려고 하지만 정작 성에 직접 가기는 꺼려합니다. 이런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가치관이 이데아에 다가가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실천 계획을 세우지 않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지만 노력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는 이기적인 면이 다양한 인물들에서 나타나는데 결국 그들은 현실인 회색빛 구렁텅이를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처럼 부족해 보입니다. 인물의 겉모습을 보면 성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정장을 입는 식으로 차려입지만 우리 시선에는 그들에게서도 엉성한 느낌이 났기 때문에 그들조차도 이데아에 다가가지 못했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원색의 코트를 입으며 자신의 색을 뽐내던 K조차도 마지막엔 쓸쓸하게 길가에 쓰러져 눈에 덮입니다. 결국 그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절망스러운 회색빛 칙칙한 인간 파멸을 맞게 됩니다.



P : K에겐 마치 이제 모든 관계가 끊어지고 어느 때보다 더 자유롭고, 다른 때라면 그에게 허용되지 않는 이곳에서 내내 마음대로 기다려도 되며 이렇게 다른 사람이 얻기 어려운 자유를 획득한 것 같고, 그러니 아무도 그를 건드리거나 쫓아내선 안 되고 아마 말을 거는 것도 안 되는 것 같았지만 그런 확신도 강했다 —— 아울러 이 자유, 이 기다림, 이 불가침성보다 무의미하고 절망적인 것은 없다는 듯이 느껴졌다.


우리 사회에서도 무엇인가 이루려 노력하지만 어떠한 강력한 힘으로 막힐 때가 있습니다. 그 힘이 정치권력이든 돈이든 물리적인 힘이든 우리는 분명 무엇인가 한계에 부딪혀 절망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인간 존재의 가치를 눈에 보이고 수치로 평가되는 학력과 재산 등으로 인정받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게 살다 자신의 존재 가치에 의문을 가져 회의감과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없어졌음을 느낄 때 자괴감으로 이어져 인간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나는 이것이 자살이나 범죄 등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로 세상에 나타난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우리 현대사회의 이면을 1900년대 초에 카프카는 그려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