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 감상문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

by 무무

학교는 시장이 아니다 - 마사 누스바움 [궁리]


2011년 아마존에서는 전자책을 시작합니다. 서점과 출판사들은 종이책의 위기를 이야기하며 3년 이내에 종이책은 사라질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실은 전자책 비중은 아직은 미비하며 (5% 내외) 종이책의 비율은 압도적입니다. 종이책이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는 전자책에 담을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센느강에 가보면 4-5킬로 이어지는 중고서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3500개가 넘는 동네 서점들이 있으며 그런 프랑스인들은 책 자체와 독서를 행하는 행동까지 문화유산이라 여기고 살고 있습니다. 책은 자신만의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래서 사고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성향은 대학 입시에서도 드러납니다. 바칼로레아라고 불리는 프랑스 대학 입시 시험은 첫째 날 철학 논술로 시작을 합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만들어졌고 학교는 단순하게 어떠한 거를 배우게 하는 곳이 아닌 자기 자신들에게 질문을 던져 많은 사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취업이 되었습니다. 교육은 이익을 만들 수 있는 기술 위주의 학문으로 치중되었고 이 책의 저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성장주의에 매몰되어 공존이 아니라 생존을 배우는 장소가 되어버린 학교가 당면한 문제들을 짚어내며 교육이 가진 본래의 가치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녀는 교육이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할 때 민주주의를 대가로 지불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지식에 대한 숙달과 기술에 대한 연마가 중시되는 만큼 상상력, 공감능력,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는 인문학은 무시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교육의 새 장을 연 사상가들의 인문학적 교육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오늘날 학교에 새롭게 도입할 방법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통한 논쟁과 토론, 암기학습과 주입식 교육이 아닌 프랑스 에밀의 공감의 교육 등을 소개합니다. 그녀의 장점은 역시 어떠한 것이 문제가 있다라고만 이야기하지 않고 나름의 답을 제시를 합니다. 그리고 그 제시한 것 중에는 자신의 답이 반드시 정답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해보자고 사람들의 생각을 묻습니다.


P 24 : 국가 이익에 목마른 상태로 부주의하게도 국가들과 그 교육 시스템들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있게 하는데 필요한 기술들을 내팽개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타인의 고통과 성취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온전한 시만이 아니라, 유용한 기계일 뿐인 세대를 생산하고 말 것이다.


P 55 : 도덕적 둔감성이야말로 불평등을 무시하는 경제 발전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P 77 : 타인에게 관심을 느끼는 이러한 능력, 상상적 관점에서 공감하며 반응하는 이러한 능력은 우리의 진화 유산 중 중요한 일부분이다.


제가 바칼로레아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모든 과목에서 찍을 수 있는 보기 자체가 없는 주관식이며 외울 수 있는 어떠한 모범답안이 존재하지가 않습니다. 첫날 시험은 늘 철학 시험인데 복잡할 것 없는 짧은 한 문장이 시험 문제의 전부입니다. 그 한 문장을 가지고 장작 4시간의 시험 시간을 주고 쓰게 합니다. 그리고 그날의 메인뉴스에는 대통령이나 총리, 출판사 사장 신문사 칼럼니스트 등등 메인 뉴스에 나와 그해 철학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다음날 출근을 하면 어김없이 그 시험문제에 대해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합니다.


바칼로레아의 또 다른 장점은 시험이라는 제도는 순위를 매기지 않는 것입니다. 시험의 목적은 1등부터 50등까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닙니다. 못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닌 더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켜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1808년에 만들어진 이 교육제도는 지금까지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유지되고 있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