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 감상문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by 무무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 콜슨 화이트헤드 [은행나무]


올해 퓰리처 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 요즘 인스타에 자주 보이게 돼서 이 전에 읽었던 작품이 궁금해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니클의 소년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올해 수상작에서 저는 사진만 유심히 보다 지인이 우연히 들고 있던 그 책을 조금 자세히 보게 되었고 아는 작가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뉴욕 타임스에서는 “강력하고, 거의 환각을 일으키는 소설이다. 작가는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라는 문구로 소개를 했고, 상을 받기 전 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추천 책으로 알고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19세기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노예 소녀 코라와 그를 추격하는 노예 사냥꾼의 이야기입니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사실 지하철도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나 사실은 남북전쟁 이전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도운 비밀조직의 이름입니다. 작가는 실존했던 이 조직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실제 노예들이 지하철도를 타고 탈출한다는 내용의 픽션을 가미해 글을 썼습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이야기를 듣고 진짜 철도라고 상상했다가 나중에 비유적 의미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퓰리처 상을 받는 작품들에게 잘 주어지지 않는 아서 클라크상(SF소설이 받는 상) 받았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1800년대 서아프리카 베냉 남부 도시를 먼저 보여줍니다. 실제 우이다 항구는 노예를 선적하기 위해 드나드는 배들로 붐볐고 여기서 생애 처음으로 바다를 본 코라의 할머니 아자리가 묶여 있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당시 흑인 노예 여성은 속된 말로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노예여서 돈을 낳는 돈과 같이 여겨졌습니다. 랜들가 대농장 판매 대리인은 아자리를 292달러에 샀고 아자리는 거기서 메이블을 낳고 메이블은 코라를 낳습니다. 세명의 흑인 여성으로 이어지는 비극은 모계 혈통의 여성이 어떻게 참혹했던 일을 겪었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악착같이 살아가던 코라에게 시저라는 흑인 청년이 나타납니다. 글도 읽고 쓸 줄 아는 이 청년은 코라에게 도망을 가서 자유를 찾자고 이야기를 하고 처음으로 자신이 사는 남쪽에도 지하철도가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코라는 시저와 함께 도망치지만 노예 사냥꾼 리지웨이가 코라를 쫓아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P 320 : 우리라는 말, 어떻게 보면 우리의 공통점은 단 한 가지, 피부색뿐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왔습니다. 상당히 크지요. 밸런타인 형제님의 저 훌륭한 서재에 세계 지도가 있으니, 여러분이 직접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조상들은 살아온 방식이 다르고, 관습이 다르고, 백 가지 다른 언어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종족이 노예선에 갇혀 미국으로 왔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작가에게 푹 빠져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풍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책은 1930년대 노예 출신들의 실화를 수집한 연방 작가 프로젝트에서 취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800년대 끔찍했던 노예제도의 실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시의 종교, 자본주의, 개척자 정신이 어떻게 노예제도를 뒷받침해주면서 당시 사회를 구성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 당시에는 흑인 노예가 당연하던 시기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노예제 폐지에 뜻을 같이한 수많은 백인과 흑인들이 비밀리에 도망 노예들에게 먹을 것과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길을 알려주었다는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를 보고 마음 한편에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