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 EP 06

추억을 간직하는 레코드 가게

by 무무

클릭 한 번이면 수백만 음악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을 들을 수 시대에 멸종되어 가는 LP 또는 CD 음반을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씩 주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아이러니할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게 음악의 전성기 시대에 살아왔기에 댄스, 발라드, 트로트, 록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했던 그 역사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레코드 가게는 어디에나 있었기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서로 심심하지 말라고 음반가게에서 약속을 잡았고 더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아버지와 싸우고 나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코코아가 있는 음악 감상실도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LP판과 음악을 사랑하는 DJ가 우리들의 신청곡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이러한 추억의 장소들을 이제는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 박스들은 뭐예요?”



핸드폰에 음악을 다운로드하여 귀에 이어폰을 꽂는 게 당연시되는 저에게 다시금 취미 생활을 만들어 준 곳이 있습니다. <명곡사>라고 불리는 이곳은 아직도 CD, 테이프, LP 음반 등을 팔고 있는 레코드 가게입니다. 아침 일찍 이곳에 들려 선물할 앨범들을 사려고 들렸는데 무게가 꽤 나가 보이는 박스 2개를 사장님이 나르고 계셨습니다. 사람들이 주문한 앨범들과 그리고 신곡 등을 계속 찾아서 일주일 두 번 정도 받으신다고 하십니다.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사장님에게 추억의 앨범들을 주문하고 사장님은 이렇게 찾아주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이 주변에 레코드 가게가 17~18개 정도 있었어요.”



사장님은 20대에 전축 회사에서 8년 정도 일을 하셨습니다. 그 회사에서 일을 하며 듣던 노래가 좋아서, 그리고 좋아하시는 음반들을 팔고 싶은 마음에 1981년에 이 자리, 이곳에서 레코드 가게를 오픈하셨습니다. 음반시장의 전성기를 거치고 사양산업으로 내려가는 지금은 춘천에 유일하게 남은 레코드 가게가 되어버렸습니다.



“브라운 아이즈 1집이 있네요?”



앨범을 다시 모으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제 인생 명반 중 하나인 브라운 아이즈 1집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 앨범을 13000원 그때 그 가격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중고가가 6만 원이 넘는 이 귀한 앨범을 사장님은 어떻게든 구해서 손님들에게 많은 이익을 남기지 않으시고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LP, 카세트테이프와 CD 음반이 정말 많은데 클래식, 가요, 팝, 재즈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송창식 앨범부터 구하기 힘들다는 김광석 앨범까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비틀스 LP부터 BTS 음반까지 역사박물관 같은 이곳에는 눈에 띄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잘 몰라요.”



짐작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앨범이 좁은 매장을 빼곡히 메우고 있어서 몇 장인지 여쭈어 봤을 때 웃으시며 모르신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지난 40년 동안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과 앨범들을 생각하시며 미소를 지으시며 행복을 말하셨습니다. 지금은 레트로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시면서 음악에 대해 진심인 전국 각지 손님들이 찾아오고 문의를 준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로 인해 지금은 찾기 힘든 음반들도 보유하고 있어 마치 보물창고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모든 분의 개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음반을 들여오고 있고 손님의 요청을 반영해 아름다운 음악을 추천해 드립니다.”



신기한 건 “어떤 어떤 앨범 있어요?”라고 물으면 “있지, 있죠.” 하며 주문받은 음반들을 척척 찾아냅니다. 어지러워 보이는 이곳은 사장님 나름의 방법으로 진열되어 있어서 금방 사라졌다가 나오시면 손에는 어김없이 앨범이 들려 있습니다. 가끔 선물을 줄 거라며 받을 사람의 취향이나 음악 듣는 걸 이야기하면 클래식부터 요즘 나오는 팝 음악까지 정말 다양하게 추천을 해주시는데 사장님은 지금도 늘 새로운 음악을 들으시고 공부도 하신다고 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춘천의 음악 사랑방을 계속해서 운영할 거예요.”



사장님께 언제까지 하실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이곳에는 사람들이 항상 드나듭니다. 카세트테이프를 고쳐달라고 오는 할머니의 요청을 흔쾌히 들어주시고, 세월에 따라 맞는 음악을 찾아주시고, 학생 때부터 중년이 되어서도 찾는 단골의 추억을 되새겨주시기도 하시며 음악을 특히 아날로그 앨범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곳으로 남아있습니다. 레코드샵을 하면서 가족을 돌볼 수 있었고 춘천의 음악 팬들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마지막으로 인사를 저에게 건네주셨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은은 EP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