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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정 Apr 06. 2021

월요일은 힘들어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가 안되네

3개월간 정상으로 돌아갔었던 생리 주기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게 얼마나 짜증나는거냐면 먹은 것도 없는데 배가 항상 부풀어 있고,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긴다. 자궁이 부풀면서 장을 누르기 때문이다. 옷이 안 맞고 바지를 입으면 아랫배가 볼록 나와 있어서 임신한거냐는 ^^ 오해를 받기도 한다. 지난 몇개월간 칼같이 30일 주기에 맞춰서 잘 하고 있었는데, 복직을 하자마자 유약한 자궁이 또.... 복직을 한 것이 실감이 난다.


복직 2주차, 월요일에 회사에 와 봤더니 노트북이 또 뭔가 이상했다. 누군가 유선랜을 뺏다가 다시 낀 것 같았다. 와이파이도 내가 분명 사용 안함으로 해놨는데 와이파이가 잡혀 있고... 업데이트를 하면 원래 네트워크 설정이 리셋이 되나? 누군가 한번 가져갔다가 다시 갖다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기분이 또 나빴다. 아직 물증이 없어서 대놓고 뭐라 할 수도 없고 짜증난다. 이번주 월요일 아침도 알콜로 노트북을 닦는 걸로 시작했다.


기분도 꿀꿀하고 너무 피곤하기도 해서 회의실에 짱박혀 한 두시간 정도 웹툰 보고 자다가 나왔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고 집에 가도 된다고 동료가 카톡을 보내왔다. "아파도 일은 잘한다매!" 이제 일도 못하는 애가 되었으니 아프지라도 말아야 하는데 복직한지 1주일 만에 아프다고 조퇴한다고 하면 또 얼마나 뒤에서 내 욕을 하겠는가.


선생님은 그 사람이 나에게 아무 악감정이 없을 수도 있고, 의사소통 방식이 서툴러서(ㅅㅂ 나이가 몇 인데) 진심은 그게 아닌데 표현을 못하는 걸 수도 있다. 무조건 날 싫어한다, 괴롭힌다고만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하셨지만 자꾸 저 인간이 날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저 사람은 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고 나만 저 사람을 존나게 싫어하는 거 같기는 하다. 그래서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고 있다고 내 미움을 투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편집증인가 싶기도 하다. 저 인간은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만 기분 나빠 하고, 왕따 당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 지 긴가민가 하다.


어제 친구가 추천해준 마음공부 유튜브를 보니까,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채주고 그대로 받아들여줘야 한다고 하던데... 사랑받고 싶은 마음, 버림 받아서 상처 받은 마음을 부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나는 저 사람한테 미움 받는거는 상관 없는데, 그냥 내가 저 사람을 너무 싫어하는 게 이제는 문제인 것 같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급발진해서 쌍욕하고, 내가 보기엔 합리적인 처사인거 같은데 불같이 화를 내고 사람들이랑 싸워댄다. 총무팀장님이 진짜 여러번 당했다. 매사 자신의 권리를 회사가 무시하고 있고, 우리 부서, 자기 소유를 뺏으려고 하고, 회사가 하는 건 모두 다 잘못됐고 나만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이미 한번 부서가 날라갔던 적이 있고, 팀장 직위를 잃어본 적이 있으니 더 저 지랄을 하는건가 싶기는 하다. 그런데 그런 이해를 왜 내가 해 줘야 되는지 시발 존나 짜증난다.


어제 오후 쯤엔  갑자기 뭐가 그리 심통이 났는지, 퇴사한 다른 부서 사람(심지어 같은 부서 아니고, 본인과 연관성 1 없음) 대놓고 욕을 하더랬다.  분이 매주 팀장들한테 뿌렸던 자료가 있는데, 그걸  맨날 금요일 17 40분에 뿌리냐 부터 시작해서(그때 뿌리면 어떻게 보냐 이런 식인 ) 퇴사일을 갖고도 염병을 했다.   분이랑 예전에 4년정도 신입사원때부터 같이 일한 적이 있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듣고 있기가 괴로웠다. 그래서 그냥 자릴 박차고 나가 버렸다.


괴롭힘인가? 아님 내가 예민한건가? 오늘은 대놓고 같은 업무 하는 세 명 중 나만 빼고 나머지 둘만 데리고 나가길래 진심 뒤집어 엎을 뻔 했다. 제가 맘에 안 들게 한 점이 있으면 그냥 저한테 말씀해 달라고 하려다가 참았다. 그 사람 의도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서. 나 참 이젠 영상편집만 하며 조용히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별 그지같은 생각과 자기 검열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우울하다. 조만간 나도 면담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빨리 사원증 모양 먹걸이 녹음기나 주문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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