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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정 Apr 12. 2021

아무도 구해주러 오지 않아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기회가 생겨서 아르바이트 직원한테 오늘 물어봤다. 부장이가 따로 불렀냐고. 불러서 떡볶이 사줬단다. 이 정도면 진짜 대놓고 날 따돌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 그까짓 떡볶이 어차피 난 지가 사준다고 했어도 거절했을거고, 같이 먹기도 당연히 싫다. 그래도. 물어봐 줄 순 있잖아. 아니면 다른 사람 통해서라도 쟤도 먹을건지 물어보라고 할 순 있잖아. 솔직히 나도 예전에 일할 때 여3 남1 이었을 때 남1 은근히 소외 시킨 적 있었지만, 떡볶이는 같이 먹었다고. 어떻게! 떡볶이를 같이 안 먹을 수가 있어!!!!


너무 화가 나서 이틀 연속으로 엽떡을 시켜 먹었다. 어차피 이제 관계가 개선  여지는 1 없고, 계속  사람을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할 수도 없다. 그냥 무시하고, 피하고, 기분 나쁘게 하면 '그럴 수도 있지^^', '그래 봐야 넌 루저^^' 라고 정신승리 할  밖에 없다. 이게  위한 길이라는  알지만, 기분이 나쁘고, 내가  인간이 싫은  사라지진 않는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  이미  알아버렸는데, 대놓고 나를 소외시키려고 작정한  행동하는데 언제까지  상황을 견딜  있을지 모르겠다.


진짜 그냥 퇴사를 해야하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긴 그런다고 끝날 관계는 아니지. 지랑 상관도 없는 사람 퇴사 날짜 가지고도 뒤에서 그렇게 욕을 하는데. 휴직하기 직전에 그랬던 것처럼 퇴사 하기 직전까지 또 사람 취급 안 하면서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겠지. 퇴사를 한 뒤에도 또 며칠 나를 씹어대겠지.


이번 5월에 인사이동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하는 사람을 우선으로 이동 대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단다. 나도 믿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이동하고 싶다고 제출은 했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어차피 기껏해야 말할 수 있는 사람 총무팀장님이고, 그 분도 나한테 감정적인 공감 외에 딱히 해주실 수 있는게 없다. 어차피 모든 건 몇명의 이사와 부회장들의 생각대로 흘러갈 테니까.


사람들마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라는 노래를 좋아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만큼 현실이 답답하고, 도망가고 싶을때가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 무슨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가상현실로 죽은 사람의 목소리와 모습을 재현하는 그런 다큐멘터리였다. 5남매의 엄마가 세상을 떠나서, 그 분의 남편이 사연을 신청한 것이었다. 시즌 1에는 자녀들이 출연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가 너무 원해서 시즌2에는 출연을 동의해 주었다. 아이들의 인터뷰가 남편분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는데, 슬픈 일이 있을 때 엄마한테 달려가서 안기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첫째와 둘째는 이미 꽤 자란 청소년이었는데, 사실은 몇살이 먹든 달려가서 안겨 울고 싶은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슬프지만, 괴롭지만,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 아프지 않고, 고통받지 않고, 미움받지 않고  수도 없다. 언제든 도망은   있겠지만,  곳에 구원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퇴사하기로 오조오억번 마음을 먹었지만 거의 10 가까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유이다.


출근과 동시에 생리불순과 무기력을 얻었다. , 솔직히  기준은 무기력이지만 진짜 무기력한 사람들이 보기엔 기운이 넘치는 사람일 수는 있다.  기준 무기력은 도시락 준비도 못하고, 씻어놓은 야채들이 냉장고에서 썩는데 요리도 안하고, 주말에 외출도 못하는 것이다(라고 주3회 운동가고, 주1회는 성경공부 봉사하는 사람이 말했다).


구원을 얻는 법은 오로지 내게 닥친 이 현실을 겪어내는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다면 당해야지. 그런데 언제까지..? 오늘 상담을 받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난 요즘 많은 것을 포기하기는 했다.  쉽게 그만 둘 수 있는 것은 바로 관두려 한다. 그런데 희망 없는 매일매일이 솔직히 불행한 것 같다. 견뎌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다행히 유튜브 영상 만드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 집중도 잘 돼서 그나마 괜찮긴 하다. 그 인간이 얼토당토 않게 내뿜는 화를 듣고 있어야 하는 사실이 절망적이지만.


내 노트북은 그 새끼가 회의를 위해 훔치려고 했던게 맞았다. 분명 꺼놓고 갔는데 출근하니까 켜져있었아. 차라리 그냥 쓰겠다고 말이라도 하면 빌려줄텐데, 오늘은 아예 켜보고 암호가 그대로라 포기했는지 네트워크 설정까지 변경되진 않았다. 동료 직원이 어디서 노트북을 구해다가 회의를 위해 세팅해 주었다. 분명 자기한테 지급 된 노트북을 갖은 염병을 하며 거절했던 그였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줌 회의는 모바일로도 참여가 쌉가능이다...


이 익숙한 절망감. 또다. 하지만 절대로 이렇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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