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는
내 마음 언저리를 맴돌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다가
어느 순간 불쑥 솟아 나와
마음을 헤집고 스륵 자취를 감춰
체념의 끈적거림만이 흔적처럼 남아
두더지잡기 게임 속 두더지 같다면
찍어 눌러 잡을 수 있을 텐데
딱히 만족스럽지 않은 어제가
뭘 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오늘이
연보랏빛으로 물든 내일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너무나도 다른 나를 피해
또렷해질까 일부러
초점을 흐린 채 눈을 뜨고
안락한 컴포트 존에 앉아
그저 부러워만 하면서
등 떠밀어줄 누군가를
여태 기다리고만 있어
뛰쳐나갈 용기는 없지만
망설일 이유는 수만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