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입문기
3번째로 5km 러닝을 완주한 날, 처음으로 주말에 혼자 한 번 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뛸 때마다 나를 괴롭혀 왔던 고관절 통증이 이제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코스가 익숙해져서인지 조금 덜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토요일 첫 끼로 바나나아보카도 스무디를 가볍게 먹고 집에서 스트레칭을 한 뒤 밖으로 나섰다. 그동안은 정해진 장소까지 차로 타고 가서 크루원들이 다 모일때까지 기다렸다가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을 했었는데, 혼자 뛰니 집 앞에서부터 출발 할 수 있어서 간편했다. 나의 예상 코스는 집에서부터 호수로 가는 개천을 따라가서 호수를 작게 한 바퀴 도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혼자 뛰려고하니 어떤 속도로 뛰어야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모임장님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셔서 그냥 따라가면 됐었는데 막상 혼자 뛰려고하니 막막했다. 심지어 나는 웨어러블기기가 없어서 뛰면서 속도를 체크하기가 어려웠다. 냅다 뛰기 시작했다.
아직 1km라는 안내멘트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힘들기 시작했다. '그만 뛸까'라는 생각만 계속하며 1km 지점에 도달했다. 페이스가 평소에 뛰던 것보다 빨랐다. 그래서 속도를 조금 늦추고 뛰기 시작했더니 조금 편안해졌다. 하지만 호수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조금 지쳐버려서 나는 계획을 수정했다. 호수 한바퀴가 아닌 언덕이 없는 부분만 왕복으로 뛰어야겠다.
주말 점심임에도 호수에는 러너들이 많았다. 혼자 뛰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함께 무리지어 뛰는 사람들도 있었다. 뛰다가 문득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등산객들처럼 마주오는 러너에게 인사를 해도 될까? 크루로 달릴때 인사를 하진 않았으니까 안하는게 기본 매너인 것 같긴했다. 그런데 뭔가 스쳐뛰어가는 사람들에게 묘한 동질감이 느껴져서인지 인사를 안하는 것도 민망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내가 인사를 하면 상대방이 얼마나 당활할까 싶고, 또 뭐라고 인사를 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이 꼬리에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마주오는 러너들의 눈을 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혼자 낯가리는 러닝을 마치고 바라본 호수의 전경은 너무나도 상쾌했다. 그날따라 날씨도 하늘도 구름까지 그림 같았다. 혼러닝의 매력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을, 원하는 만큼 뛸 수 있다는 것 아닐까. 크루로 뛰는 것과 혼러닝 모두 다른 매력으로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