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이 불행했다고 느껴서인지 대학교 때도 딱히 행복이란 걸 느끼지 않으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오늘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을 보고 아, 나도 대학시절이란 게 있었지 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뭐랄까, 양가적인 감정이었다.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느껴지는 어떤 신선함, 동아리 모임, 선배들과의 술자리 장면을 보면서 하하, 나도 저랬었지 라는 생각과 공부를 좀 열심히 해서 내가 바라는 대학까지 입학했다면 좋았을 걸, 이라는 후회다.
은중이라는 캐릭터는 나와 매우 다르고 그래서 신기했다. 보면 은중이는 매우 잘 자란 것 같다. 중학교 때 소중하면서도 아픈 첫사랑을 겪은 후 삐뚤어지지(?) 않고 무사히 대학 입학까지 마쳤다. 나라면 완전히 일탈했을 것 같은데..
동시에 은중이처럼 이불킥 할만한 사건들도 몇 개 만들었다. 동아리 운동회를 마치고 둥글게 광장에 모여 앉아 소주를 마셨는데, 그날따라 심각하게 달았다. 결국 만취, 선배들이 집 근처까지 데려다주고 가셨다.
은중이는 죽은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나는 대학교 엠티에서 첫눈에 반한 선배를 따라 동아리에 가입했다. 내 경우 한 달도 채 못 가 헤어졌다. 근데 그 시련이 꽤 오래갔다. 그밖에 그다지 훌륭하다고 할 수 없는 연애들을 몇 번 하고 또 시련. 결국 시련의 아픔을 핥느라 내 대학시절의 절반이 날아갔다. 남들은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에 여념 없을 때에도 나는 내 안의 공허감을 달랠 길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나는 누군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뭔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뭔지,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런 단순한 질문들에 진지하게 답을 찾았더라면 지금 내 모습은 조금은 달라졌을까.
무튼 꼭 내 글은 마지막에 후회와 성찰로 점철되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러니까, 내일은 조금 덜 후회되는 삶을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