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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Jul 14. 2022

[수필] 글쓰기의 선순환

세 가지 다른 글쓰기의 조화로운 동행


"쪼그만 게 못 보던 놈이네!"


어젯밤에 내린 비로 습기가 장난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바람을 만들어낼 만큼의 빠른 속도로 힘을 내어 걸었다. 청록색, 녹색, 연두색의 후들거림이 내 눈과 코의 모든 감각을 현란하게 자극한다. 산책로 나뭇가지 위에 조그마한 참새(?) 혹은 콩새가 앉아있었다.


"새란 놈이 참 오묘하게 생겼네. 한 번 새를 본격적으로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려볼까?" 하는 욕망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내가 지난 월요일 발표회에서 너무나도 길게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관객들이 지루해했고, 그 지루함이 느껴지는 순간 내 멘탈이 흔들려서 내가 말을 웅얼거렸지! 아이고 창피해라." 하는 마음도 올라오고, "아니지. 나는 그런 비난을 받아도 괜찮을 만큼 강한 사람이잖아! 비난받더라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마무리를 지을 만큼 나는 전달해주고 싶은 내용이 많았잖아! 그 좋은 내용을 당당하게 꼭 전달하는 것이 지루하다고 '비난'받는 것보다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엇보다도 너는 '비난' 받아도 괜찮을 만큼 단단한 놈이야!"라는 다짐도 함께 올라온다.


최근 아침 산책길에서는 오만가지 자책하는 상상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이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상이 이어지는 경험을 한다.



왜 그럴까?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혹여나 글쓰기의 선순환 과정 때문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때문에, 최근에 실행하고 있는 글쓰기를 세 영역으로 정리하고, 그 관계를 연결해보았다.


첫 번째는 아침 확언 필사 글쓰기 수행이다. 매일 아침 캘리 최의 아침 확언 명상을 틀어놓고, 그대로 필사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7월 8일 처음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필사하고있고, 이를 그대로 녹화하여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https://youtu.be/EUcs9Cy0VzU


아침에 30분의 시간을 투자하여, 글을 쓰고 녹화한 것을 편집하고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일을 하며, 내 목소리와 발성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도 함께한다. 처음에 먹물로 붓 펫을 활용해서 필사를 진행했고, 이제는 붓펜을 사용하여 다양한 색상으로 필사를 진행한다.

두 번째의 글쓰기는 매일 아침 작성하는 모닝 페이지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아침 감정의 찌꺼기를 쏟아내는 감정의 해우소다. 지난 1년간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에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모닝 페이지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글쓰기다. 총 1,500자를 매일 아침 작성하게 되어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첫 페이지에 지난날 일어났던 사건과 그 사건에 대한 나의 감정, 경험을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두 번째 페이지에는 오늘 해야 할 일 즉, Things to do를 작성하는 데 할애한다. 꼭 해야할 일이 많은 데, 정말로 중요한 일과 오늘 하지 않아도 괜찮은 일로 나누어 볼 수 있는 페이지다.


마지막 페이지가 가장 중요한 데, 이쯤 되면 거의 쓸 글감도 없어지게 되고, 쓸 내용도 그저 그렇게 된다. 그래서 그냥저냥 나의 내면 아이와 진솔한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된다. 세 번째 페이지에서는 첫 번째 두 번째 페이지에서 나를 더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웠던 했던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해왔고,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하려고 용쓰지 말고, 지금처럼 꾸준히 잘하자.라고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을 갖는다.


지금까지는 새벽 6시부터 8시까지는 꼭 모닝 페이지를 작성해왔는데, 아침 확언 명상을 필사한 이후로는 시간을 조정하는 중이다.


마지막 세 번째 영역의 글쓰기로는 '내글빛', '나찾글', '아티스트 웨이'가 있다. 주로 공적인 영역의 글쓰기인데, 이 영역의 글쓰기에서는 내가 가진 생각을 어떻게 글로 표현하여 소통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스로 만든 한계와 소통의 평가 잣대를 시험하면서, 어디까지 수용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지점에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를 감지할 수 있는 좋은 영역이다.


이렇게 내가 쓰는 글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었는데, 각 영역에서 글을 쓰는 이유와 글을 쓰는 내용이 모두 다르지만, 각 영역에서 나온 에너지가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즉, 아침 확언 필사가 모닝 페이지에 좋은 영향을 주고, 모닝 페이지에서 나와의 대화가 공적인 영역에서의 글쓰기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고, 내가 창조적으로 하루를 운용하는 노하우가 아닐까 한다. 이번 기수를 통해서 이런 나의 글쓰기 시너지 노하우를 공유하는 좋은 나눔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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